기자명 전지빈 기자 (zibini930@skkuw.com)

취up창up - 김여진 작가

사람의 이야기를 다루고 싶어 선택한 직업, 방송작가

작가 본인이 깊이 공감해야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 수 있어

방송 프로그램의 소재와 출연진을 비롯한 전반적인 프로그램의 틀은 누가 구상하는 것일까? 이는 모두 방송작가가 하는 일이다. 지난 2021년부터 약 2년간의 막내 작가 생활을 마친 후 올해부터 정식작가로 SBS 교양 프로그램 ‘모닝와이드’ 3부를 맡고 있는 김여진(경제 15) 동문을 만나봤다.


현재 어떤 업무를 맡고 있는가.
SBS의 교양 프로그램인 ‘모닝와이드’ 3부의 방송작가로 일하고 있다. 작가는 글을 쓰는 일을 하므로 많은 사람이 방송작가도 대본을 쓰는 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전 취재부터 아이템 기획, 출연진 섭외까지 전체적으로 프로그램을 구상하는 일을 한다.


업무 당시 도움이 된 대학 시절 경험이 있다면.
교내 방송국에서 활동할 때, 매년 진행하는 방송제에 영상을 출품해야 했고 주도적으로 3편 정도 기획했다. 당시의 결과물도 기억에 남지만 제작 과정이 특히 기억에 많이 남는다. 영상 제작 중 외부인을 인터뷰해야 했는데 질문의 내용과 방식을 고민하는 과정이 현재의 섭외 업무에 도움이 됐다. 또한 단편 뉴스 제작을 통해 플랫폼에 적합한 자막 작성 및 영상 촬영 기법 등을 배울 수 있었다.


힘들거나 뿌듯했던 경험이 있다면.
정식작가가 됐을 때 이 일에 대해 깊게 고민할 시간이 없을 정도로 매주 바쁘게 방송을 제작해야 했다. 그러다 최근 들어 어떻게 해야 작가의 일을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는데, 자신을 의심하며 성장하는 과정 자체가 어렵게 느껴진다. 반면 최근에 가수 김완선의 댄서였던 1세대 댄서와 촬영할 때는 작가로서의 보람을 느꼈다. 촬영을 기점으로 그 댄서분은 사회적으로 주목받게 되며 타 프로그램 섭외 문의도 받게 됐다. 그분께서 “당신이 저의 인생을 바꿔주셨어요”라고 말씀해주셨을 때 비로소 작가로서 일해야 하는 이유를 깨달았다. 


방송작가가 되기 위해서 어떤 과정이 필요한가.
사실 방송작가는 소속이 고정되지 않는 프리랜서기 때문에 방송국에서 공식적으로 모집하지는 않는다. 대신 언론고시생이나 작가 준비생들이 가입한 카페나 단체 채팅방 내에 모집 정보가 공유된다. 따라서 여러 프로그램을 분석하고 면접을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한 방송작가에게 ‘공감’이라는 요소가 중요한 것 같다. 교양국 작가의 경우 프로그램의 주제인 사회적 사건이나 당사자의 상황에 공감하지 못하면 피상적인 이야기밖에 하지 못한다. 대중에게 재미와 감동을 효과적으로 주기 위해서는 누구보다 제작자가 해당 주제에 대해 공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관련 직종을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다양한 프로그램의 모니터링이 중요하다. 이전에는 맡고 싶은 종류의 프로그램만 모니터링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방송 구상에 관한 모든 고민의 해답은 결국 프로그램 내에 있기에 폭넓은 프로그램의 모니터링이 작가 준비생에게 큰 학습 효과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후배 작가에게 모니터링에 대한 조언을 많이 한다. 나아가 방송계에 종사하고 싶은 후배들에게 조언하자면, 일상적인 소재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지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하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하고 싶다.


앞으로 어떤 작가가 되고 싶나.
기자를 꿈꿨던 시절에는 한 언론사에서 인턴 작가로 일했었다. 그러다 글이 아닌 영상을 통해 사람에게 친숙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어 방송작가로 전향했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인간극장’이나 ‘한국 기행’과 같이 사람의 이야기를 깊게 다루는 다큐 프로그램을 맡아보고 싶다. 작가 생활 초기에는 무조건 사회에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져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작은 메시지를 전달하더라도 대중이 깊게 공감할 수 있는 방송을 제작하는 작가가 되고 싶다.

사진ㅣ전지빈 기자 zibini@
사진ㅣ전지빈 기자 zibi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