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예련 (aerong@skkuw.com)

원하는 부서와 배역 자유롭게 선택 가능해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연극 만들고파

 

우리 학교 중앙 연극동아리 능라촌1970년에 설립돼 지금까지도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연극의 메카인 대학로에 인접한 우리 학교의 연극동아리로서 자부심을 가진 능라촌의 최윤경(미디어 22) 회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각 부서의 역할에 대해 설명해달라.

삼대장 기획 팀 무대 팀 배우 팀 오퍼레이터 포스터 및 팸플릿 제작으로 구성된다. 삼대장은 연극을 이끄는 세 명의 핵심 인력이며 연출과 무대 감독, 기획 팀장으로 구성된다. 기획 팀은 극장 및 연습실 대관 등의 행정적 업무를 맡고 있다. 무대 팀은 대본을 바탕으로 소품과 가벽 등을 활용해 무대를 디자인한다. 배우 팀은 공연을 위해 연기 연습에 매진하며 오퍼레이터는 연극의 조명과 음향을 조정한다. 마지막으로 포스터 팸플릿 제작자는 사진 촬영과 포스터 팸플릿 및 티켓 제작을 담당한다.

부원들은 연 3회 열리는 공연마다 원하는 역할에 선착순으로 지원해 활동한다. 이처럼 부서에 제한을 두지 않는 방식을 택해 부원들이 연극의 다양한 분야를 경험할 수 있다.

 

어떤 과정으로 연극이 만들어지는가.

크게 계획 수립과 준비, 리허설의 세 단계로 나눌 수 있다. 대본 선정과 리허설 일시 등의 공연 일정 총괄은 삼대장이 맡는다. 공연 준비는 팀별로 진행된다. 우선 배우 팀은 각자의 역할을 분배하고 대본을 숙지한다. 연출은 각 장면을 무대에 효과적으로 구현할 방법을 구상한다. 이후 배우 팀과 연출이 함께 동선을 정리하며 전체 극 연습을 반복한다. 같은 기간 동안 무대 팀은 소품과 의상 등 공연에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고, 기획 팀은 공연에 적합한 극장을 찾는다. 공연을 이틀 앞둔 리허설 기간에는 실제 공연 날처럼 무대를 설치하고 조명과 음향을 맞춰보는 테크 런을 진행한다. 이후 3일에 걸쳐 본 공연을 발표한다.

 

신입 부원을 위한 활동이 있다면.

연극이 낯설 수 있는 신입 부원들의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해 (scene)발표와 신입생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신발표는 신입 부원들이 소규모 연극을 경험해볼 수 있는 활동이다. 기존 부원 한 명에 4~5명의 신입 부원이 모여, 대본 일부분이나 하나의 신을 바탕으로 10분 분량의 작은 연극을 만든다. 신입생 워크숍에서는 신입 부원들이 본격적으로 연극을 구상한다. 삼대장을 제외한 모든 부서의 역할을 신입 부원들이 담당할 만큼 신입 부원의 비중이 매우 큰 활동이다.

 

부원들의 관계는 어떤가.

대체로 친화적인 분위기이지만, 함께 공연을 준비하면서 유대감이 더욱 끈끈해지는 편이다. 특히 배우 팀과 연출 그리고 삼대장은 연극 연출 시 서로 활발히 소통해야 하기에 이들 간의 유대는 남다르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제외한 부서들은 평소 대면 활동이 상대적으로 적어 큰 소속감을 느끼기 어려울 수 있지만, 함께 공연을 준비하다 보면 어느새 돈독해져 있다. 이러한 단합력은 다음 공연을 호기롭게 시작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곤 해 동아리 전체 차원에서도 유대감과 소속감을 쌓고자 노력한다.

 

능라촌 연극의 지향점은 무엇인가.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연극을 만들고자 한다. 그중 하나가 배리어프리 공연이다. 예를 들어 계단이 있는 극장에서는 장치를 추가로 설치해 휠체어가 극장 안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지난달 발표한 공연 그게 아닌데에서는 태블릿을 통한 자막 서비스를 제공했다. 장면별 대사와 행동, 음향이 적힌 태블릿을 관객의 옆에서 도우미가 공연 흐름에 맞게 넘길 수 있도록 준비했다. 또한 한쪽 눈이 안 보이는 관객의 편의를 위해 특정 자리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앞으로도 배리어프리 공연은 계속될 예정이다. 우리의 노력을 통해 조금이나마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의 경계가 허물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능라촌 단체사진.
ⓒ능라촌 최윤경 회장 제공
부원들이 무대를 제작하는 모습.
ⓒ능라촌 최윤경 회장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