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오유진 (5dbwls5@hanmail.net)

 

디지털 인재 양성과 우리 학교
컴퓨터교육·소프트웨어·반도체시스템공학
측면에서 살펴보다

 

우리 학교에는 디지털과 연관된 다수의 학과가 있으며 전교생을 대상으로 디지털 관련 필수 이수 과목을 지정하고 디지털과 관련한 강의를 위주로 도전학기를 시행하는 등 디지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오랫동안 힘을 쏟아왔다. 여기에 윤석열 정부까지 합세해 ‘100만 대군’의 이름을 따서 ‘100만 디지털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정책은 우리 학교에 어떤 바람을 불러올까.


정부에서 말하는 ‘디지털 인재’란
‘디지털’은 낯설지 않은 용어지만 정확한 의미를 떠올리기는 어렵다. 우리 학교 컴퓨터교육학과 김미량 교수는 “오늘날 디지털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0과 1의 숫자적 표현이라는 사전적 의미에서 확장될 필요가 있다”며 “현실 세계의 인간이 가상 세계와 소통하는 것이라는 현대적 의미를 떠올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뒤에 인재라는 단어를 붙여서 윤석열 정부는 이를 ‘디지털 세상을 즐기면서 디지털 도구와 데이터를 활용해 창의적 활동을 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정부의 디지털 인재 양성 정책에 대해 김미량 교수는 “디지털 인재 양성은 김대중 정부 때 컴퓨터를 제일 잘 쓰는 나라로 만들겠다는 의지 아래 시작돼 여러 변동을 거쳐 문재인 정부에서는 세계적 추세인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디지털 대전환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아가 윤석열 정부에서는 이전 정부의 기조를 지속할 뿐만 아니라 확장하고 힘을 더 실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 질 vs 양
정부는 100만이라는 수를 내세워 디지털 인재 양성에 관한 포부를 밝혔다. 김미량 교수는 “양적 확장보다 질적 전문성을 키우는 게 더 중요하다”면서 “디지털과 밀접한 관련성이 없는 학문의 전공자일지라도, 그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도 디지털 인재의 한 유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차지환(통계 18) 학우는 비전공자들이 모여 웹 개발을 공부하는 동아리 ‘멋쟁이 사자처럼’에 속해있다. 그는 “필수 이수 과목으로 코딩 및 알고리즘 관련 강의를 수강한 2018년에는 선택의 다양성에 관한 아쉬움이 남았다”며 “해가 지날수록 특강, 도전학기 등으로 관심사와 직접적으로 관련지어 경험을 쌓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황상윤(경영 18) 학우는 “졸업 요건을 채우기 위해 머신러닝 관련 강의를 듣기 시작했으나 공부할수록 머신러닝에 관한 관심이 커졌다”며 “특히 경영 및 마케팅에서 써왔던 기존 설문조사 방식의 한계를 머신러닝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고 밝혔다. 이렇듯 우리 학교 내에서는 디지털 관련 교육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구체적인 계획
그렇다면 이번 정부에서는 디지털 인재 양성을 위해 어떤 계획을 세웠을까. 정부는 특히 대학의 디지털 관련 학과 정원과 국가장학금 지급을 확대해 디지털과 무관한 학과의 경우에도 디지털 관련 학과를 융합 이수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김미량 교수는 “우리 학교와 같은 수도권 대학의 경우 지역 대학과의 경쟁력을 맞춰야 하므로 학과 정원 확대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디지털 관련 학습 이력을 인증하는 시스템인 ‘디지털 배지’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김미량 교수는 “디지털 배지는 포트폴리오 혹은 자격증 같은 것”이라며 “이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자유로운 열람이 가능해 기업이 스카우트 방식으로 구직하는 방향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정부는 학력이나 전공보다 전문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경험을 중시하도록 변화시키겠다는 목적을 밝혔다.

민간을 강조하는 정부
윤석열 정부가 말하는 디지털은 소프트웨어, 반도체 등을 포괄하는 광범위한 개념이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카카오 등 민간 테크기업과 정부가 공동으로 디지털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중소 및 벤처기업의 인력난을 완화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이 있다. 이는 단순히 기존처럼 부처 간 협업뿐만이 아니라 국가와 민간 전체를 대상으로 기획하는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우리 학교 소프트웨어학과 오하영 교수는 “민간 투자가 어려운 창업 초기 기업과 청년 및 여성 기업에 정부 지원을 집중하겠다고 언급한 건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디지털의 근본, 반도체
한편 디지털에 대한 논의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반도체’다. 우리 학교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김소영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을 가능케 하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의 기술들이 나무라고 한다면 모든 전자기기에 사용되는 칩을 제작하는 반도체 기술은 뿌리”라고 설명했다. 반도체의 중요성이 커지자 정부에서는 국가 반도체 핵심 연구실을 지정해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소영 교수는 “이미 국가적 지원을 받는 연구 인프라는 있으나 매해 정부의 지원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었다”며 “새로운 시설 구축도 좋지만 이미 상당히 구축된 인프라에 대한 지원을 충분히 하고 더 잘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겠다”고 밝혔다.

디지털 인재가 될 기회
디지털 인재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돕는 교육 프로그램은 교외에도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기업이 고용노동부와 협력해 출범한 ‘KT 에이블스쿨’은 2기 교육생을 이번 달 27일까지 모집한다. 해당 프로그램은 이론 교육과 기업 실전형 프로젝트를 겸하도록 구성됐다. 다양한 시각에서 인재 양성에 대해 분석하는 태도도 필요하다. 김미량 교수는 “우리 학교는 비교적 변화에 유연한 편이지만 사회와 기업의 방향성이 대학 교육과정으로 기민하게 반영되는 데 시간이 필요하므로 2027년까지 디지털 인재 100만 명 양성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 전했다. 끝으로 김소영 교수는 “우리나라의 기술 역량 수준이 뛰어난 만큼 대학생들은 세계적인 인재로 뻗어나가야 하는데, 대학이 국내에 안정된 직장을 얻는 용도에 그치는 것을 종종 본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디지털 인재에게 요구될 전문성은 대학에서만 제공할 수 있는 지식이니 수업 및 프로그램에 열심히 참여하면서 큰 꿈을 갖고 창의적으로 대학 시절을 보내길 바란다”고 전했다.
 

'컴퓨터언어학입문' 강의를 듣고 있는 우리 학교 인문사회계열 학우들의 모습.
사진 | 오유진 기자 five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