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수현 (kshyunssj@skkuw.com)

A등급 50%, B등급 90%까지 받을 수 있어
전공과목 재수강 성적 상한은 B+로 하향 조정


이번 학기부터 성적평가 기준이 개편돼 학사과정 모든 과목에 일괄 적용된다. 이번 개편에 따르면 수강생의 50% 이내가 A등급 이상 성적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이를 포함한 수강생의 90% 이내가 B등급 이상의 성적을 받을 수 있다. 전공과목 재수강 성적의 상한은 B+로 다시 하향 조정된다. 

우리 학교는 2020년 이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성적평가에 불이익이 없도록 상대평가 유연화를 시행했다. 이에 따라 △교양과목 △전공과목 △국제어 수업 등으로 나눠 각각 이전보다 완화된 성적평가 기준이 적용됐다. 이번 학기부터는 한층 완화된 성적평가 기준이 과목 구분 없이 일괄 적용될 예정이다.

성적평가 기준이 완화된 배경은 코로나19 이후 전반적인 학습량 증가 등으로 다양하다. 교무팀 이준호 주임은 “지난 2년간 적용했던 성적평가 기준은 코로나19로 인한 한시 적용이었기에 새로운 기준을 수립할 필요가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졸업생들의 성적 평점평균이 타 대학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 취업 또는 진학 시 불리하다는 의견 또한 반영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주임은 “이번 개편에 앞서 단과대별 교수, 총학생회 등 다양한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했다”며 “총학생회에서 건의한 사항 또한 많이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제53대 총학생회 S:Energy(인사캠 회장 강보라, 자과캠 회장 심재용)가 실시한 성적평가 기준 변경 관련 학생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 학생 1835명 중 88.4%(1623명)가 상대평가 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이어 이 주임은 “지금까지는 다양한 기준이 적용돼 성적평가 상한 비율이 상이했기에 일원화된 기준으로 이를 통일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우리 대학은 국내 대학 중 A학점의 비율이 낮은 축에 속했다. 코로나19 이후 이뤄진 성적평가 기준 완화에도 우리 학교의 지난해 전공과목 A등급의 비율은 43.6%로 서울 소재 12개 대학의 평균인 60.2%에 비해 낮은 수치에 머물렀다(본지 1679호 ‘코로나19가 불러온 학점 인플레이션, 우리 학교 상황은’ 참조).

이와 함께 이번 학기부터 정식 시행되는 글로벌 수업, 혁신 수업 등 절대평가 수업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 주임은 “학교는 학생들이 이전보다 더 많은 것을 경험하고 학습할 수 있는 수업을 제공하고, 교수와 학생뿐만 아니라 학생 간 팀 프로젝트 등도 확대할 계획”이라며 “절대평가 확대를 통해 학생 간 경쟁하는 분위기를 완화하고 함께 학습하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안에 대한 학우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신현서(사복 20) 학우는 “다른 학교에 비해 성적평가 기준이 높은 것 같아 걱정됐는데, 완화되면 같은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을 것 같아 좋다”며 “절대평가 과목의 범위도 확대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반면 완화된 성적평가 기준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박승윤(철학 20) 학우는 “지난해에도 완화된 기준을 잘 알지 못하는 교수님들이 계셨다”며 “교수님들께 확실히 공지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에 이 주임은 “전체 교강사를 대상으로 개강 안내문과 시험 및 성적평가 안내문을 발송할 예정”이라며 “추가로 시스템에 성적을 입력할 때도 완화된 성적평가 기준을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적평가 기준 개편과 함께 재수강한 전공과목에서 받을 수 있는 성적의 상한은 B+로 하향 조정된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재수강한 전공과목의 성적 상한이 B+에서 A로 한시적으로 상향된 바가 있다. 이 주임은 “이번 성적평가 비율 개편으로 전반적으로 평점평균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또한 재수강 성적 상한 비율이 높아져 일부 학생들이 성적을 고의로 떨어뜨리고 지속해서 재수강하는 경우가 발견됐기에 이를 방지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제54대 인사캠 총학생회 Spring 장필규(영상 17) 회장은 “재수강 성적 상한에 대해 학교와 재논의를 준비 중이다”며 “학우분들의 학업 부담 완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성적평가에 대한 의견이 있는 학우는 총학생회를 통해 자유롭게 건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