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신입 유생 환영 행사 ‘신방례’, 2015년 이래 매년 지켜온 ‘청랑’
코로나19 상황 속 성균관 유생들은 어떻게 적응해나가야 하나

기자명 오유진 (webmaster@skkuw.com)

'신방례' 는 조선 시대 성균관의 통과 의례로 현재 교내 학생단체 청랑에 의해 계승되고 있다. 그러나 작년부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해 각종 행사 진행에 제동이 걸렸다. 이에 본지는 청랑의 코로나19 적응기를 살펴보며 교내 행사 주최 및 참가에 대한 계획을 물었다.

조선 시대 성균관 신입 유생은 선배가 낸 과제를 수행하는 통과 의례 신방례를 즐겼다. 이 같은 유생 문화를 현대적으로 계승해온 교내 학생단체 청랑이 있다. 2014년 창설된 청랑은 2015년부터 매년 3월 초 명륜당에서 신방례를 주최했으나 작년은 코로나19로 인해 개최를 취소했다.

청랑은 올해 신방례 진행을 위해 노력했으나 코로나19의 지속 세에 개최하지 못했다. 청랑 신유진(글리 20) 장의는 “1년 넘게 지속한 어려움 속 희망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2월 중순까지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5월 초로 일정을 옮겼다. 하루 100명씩 이틀간 진행하는 규모를 40명으로 줄이는 등 방역 수칙을 고려했으며 학교를 포함한 문화재청 유림회관 종로구청의 허가를 받았다. 또한 4월엔 유튜브 채널에 준비 브이로그 영상을 공개하며 기대를 모았고, 그 결과 참가자 모집 정원이 마감되며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교내 확진자가 늘어나는 등 상황이 악화해 리허설까지 마친 행사는 일주일 전 취소가 결정됐다.

청랑은 행사에 관심 가져준 20, 21학번을 위한 대체 이벤트를 진행했다. 그 일환인 성종시대에 떨어진다면?’은 성종 시대를 배경으로 만나고 싶은 인물과 이유를 응모하는 이벤트로 심사를 거쳐 상품을 수여했다. 당첨자 장윤선(유동 20) 학우는 신방례를 경험 못 한 20학번도 신입생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소식에 망설임 없이 참여했다학우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뜻깊은 이벤트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첨자 장해민(인과계열 21) 학우는 명색이 신입생 환영회인데 선배들을 직접 볼 수 없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당첨작은 지난 10일 인스타그램과 블로그를 통해 공개되었다.

오는 9월에는 청랑이 주력하는 또 다른 행사인 고하노라가 예정됐다. 고하노라는 상소 문화를 계승한 행사로, 명륜당에서 의례 후 종로구 일대를 행진해 광화문에서 공모작을 전달하고 이에 따른 답변을 듣는다. 작년엔 광화문 집회와 겹쳐 취소됐으나 올해 행사 개최 계획에 대해 신 장의는 어떤 방향으로건 진행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준비 중이라며 상황 예측이 불가능한 만큼 확답은 어렵다고 전했다.

한편, 우리 학교만의 유서 깊은 행사의 명맥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장 학우(유동 20)우리 학교 이름 아래 옛것을 기억하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으며, 장 학우(인과계열 21)소재만 과거에서 끌어오기보단 학교의 이념과 상징을 재해석해야 한다며 방향을 제안했다. 신 장의는 코로나19 상황 속 행사를 지키려 노력해온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다예측 불가한 상황 속에서 포기하지 않으면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200명의 신입생과 함께 신방례를 즐길 날에 대한 기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