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태영 기자 (kimkty0816@skkuw.com)

인터뷰 - '큐리오스튜디오' 손범준 대표

가상공간에 다양한 입체 캐릭터와 함께 놀 수 있어
창작자와 소비자가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통로가 됐으면

 

현실과 가상세계를 오가는 증강현실 플랫폼은 PC를 넘어 모바일에서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지난해 국내에도 스마트폰 카메라에 비치는 현실 세계에 3D 콘텐츠를 넣어 즐길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 등장했다. 바로 지난 3월 카카오벤처스와 포스텍홀딩스로부터 6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 받은 큐리오스튜디오의 ‘믹서(MXXR)’다. 다양한 3D 콘텐츠와 함께 놀고 즐길 수 있는 모바일 환경을 만든 큐리오스튜디오의 손범준 대표를 만났다.

믹서는 어떤 플랫폼인가.
믹서는 증강현실 기반의 *3D 콘텐츠를 3차원 공간 위에서 이용자가 손쉽게 배치하고 이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믹서를 실행하면 먼저 카메라가 촬영하는 실제 공간의 모습이 화면에 나온다. 이곳에서 이용자는 가상·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해 만든 웹툰 캐릭터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자유롭게 이동시킬 수 있다. 3D 캐릭터가 화면 속의 실제 사물을 뚫고 나오기도 하며, 이용자와 캐릭터가 한 화면에서 함께 놀 수도 있다.

믹서를 개발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사물과 인간 사이의 상호 소통을 위해 만들어진 *인터페이스 기술을 접한 경험이 믹서 개발에 영향을 줬다. 포항공대 융합공학과에 재학하던 중 미국 UC버클리 대학교에 교환학생을 다녀오면서 인터페이스 분야의 지식을 일찍이 쌓을 수 있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지금은 3D 콘텐츠가 게임이나 영화 등의 미디어 매체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우리와 직접 소통하는 방식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에 따라 현실과 가상세계를 오가는 입체적인 공간에 3D 콘텐츠를 넣어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게 됐다. 

국내 3D 콘텐츠 시장은 어떠한가.
국내에는 3D 콘텐츠를 자유롭게 이동시키며 이용자와 함께 상호작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 거의 없다. 현재 모바일 콘텐츠 시장 자체는 크지만 주로 이미지나 동영상에 한정된 것이다. 기존의 앱은 얼굴에 필터를 씌우거나 아바타를 꾸미는 기능이 대부분이다. 국내 게임 산업의 규모가 거대해지면서 3D 콘텐츠 창작자들은 많아졌지만, 여전히 이를 활용한 플랫폼은 부족한 상황이다. 그래서 믹서는 이용자들이 3D 콘텐츠를 스스로 만들고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믹서에서 제공 중인 3D 콘텐츠를 소개해달라.
햄스터 캐릭터인 ‘아라찌와 친구들’과 큐리오스튜디오가 자체 개발한 3D 캐릭터를 믹서에서 즐길 수 있다. 현재는 네이버웹툰과 지적 재산권 협업을 맺어 ‘대학일기’, ‘모죠의 일지’, ‘유미의 세포들’ 등 웹툰에 나오는 인기 캐릭터와 함께 놀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 고객층인 Z세대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친근한 캐릭터를 활용하자는 의도를 담았다. 창업 전 네이버웹툰에서 연구개발 인턴을 한 경험이 네이버웹툰과 협업을 맺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창업을 시작하면서 네이버웹툰 대표에게 웹툰 캐릭터를 3D 콘텐츠로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고, 이후 저작권 담당 부서에 믹서를 소개할 수 있었다. 믹서의 방향성을 설명하면서 6개월 동안 설득한 끝에 협업을 맺었다.

믹서가 어떤 플랫폼으로 발전했으면 하는가.
고객과 꾸준히 소통하면서 계속 발전해 나가는 것이 믹서의 목표다. 이를 위해 여러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이용자들이 직접 3D 콘텐츠를 제작해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다. 믹서를 통해 자신의 창작 욕구를 마음껏 표출하고 창작물을 자유롭게 배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3D 콘텐츠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콘텐츠 창작자와 소비자를 잘 연결해줄 수 있는 좋은 통로가 되고 싶다. 

*3D 콘텐츠=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 360도 화면으로 제공하는 입체 내용물.
*인터페이스=서로 다른 두 개의 장치 사이에서 정보를 주고받는 경계면으로, 사용자가 기기를 쉽게 동작시키는 데 도움을 주는 시스템을 의미함.

 

호암관에서 찍은 '대학 일기' 캐릭터.
호암관에서 찍은 '대학 일기' 캐릭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