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현(바이오13)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봄기운이 울렁이며 여름 같은 날씨를 연상시켰던 4월 2일 수요일 12시 생공대 학우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들어달라며 한자리에 모였다. 80명도 채우지 못하고 안타깝다는 말로 결말이 날 것이라는 나의 생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11시 반부터 시작된 학생총회는 12시에 내가 도착했을 때쯤 이미 100명을 넘어섰고 12시 40분 무렵 121명을 기적적으로 채움으로써 학생총회가 시작됐다.
학생총회의 가장 주된 안건은 생공대 등록금 인하다. 등록금 산정기준도 제대로 설정하지 않고 생공대 학생들을 이과대 학생과 차별하며 더 높은 등록금을 받다가 마침내 생공대 학우들은 불만이 폭발했다. 두 번째 안건은 생명공학대학소속임에도 불구하고 자연과학계열이라는 타이틀. 등록금부터 다르며 각종 행사도 따로 진행되는데 왜 우리가 자연과학계열이어야 하는가. 다음 안건은 교수님 인원 부족하다는 점. 생명과학과만 봐도 교수님이 28분이라고 한다. 우리는 교수님 수가 부족해서 들어야 할 과목도 한정돼있어 선택의 여지 없이 전공과목을 선택한다. 네 번째 안건은 생공대 열람실문제다. 도서관이 너무 멀고 조용해서 생공대 열람실에 공부하고 싶다는 학생들에게 이유 없이 열람실 문을 폐쇄해버린다. 이와 더불어 자치 공간 보수 및 확보, 좋은 생공대 만들기 10대 요구안으로 여러 가지 편의시설을 확충해줄 것을 요구했다.
기적같이 많은 학우들이 모여 학생총회가 성사돼 시작됐지만 후끈해진 날씨에 학우들은 조금 지쳐있었다. 각 안건마다 한 번씩 발언기회가 주어졌지만 활발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친 학우는 몇 없었다는 점이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가장 주된 안건은 등록금 인하였지만 가장 열띤 발언이 나왔던 것은 의외로 좋은 생공대 만들기 안건의 자치 공간의 보수 및 확보다. 더워서 지친 와중에도 군대를 갔다가 돌아온 선배님들은 학교에서 쉼터 공간 확보를 이유로 없어져 버린 동아리방에 불만을 토로했고 잇따라 장산곶매 동아리방의 천장을 마음대로 뚫어놓고 제대로 보수하지 않은 학교, 100명을 훌쩍 넘는 동아리인 ‘모여락’은 제대로 된 동아리방조차 없어 학우들의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토로했다. 학우들은 어쩌면 높은 등록금보다는 그 등록금이 학생들을 위해 쓰이지 않다는 점에 불만이 더 컸던 것은 아닐까.
희소식이 있다면 이중에서 생명공학관 중앙문을 새벽 1시까지 개방하기로 했고 pc실은 6시에 닫히던 것을 9시로, 61동 1층에는 정수기가 설치되며 한 동아리 방은 보수되고 생공대의 과방들도 보수하기로 약속받았다.
이번 학생총회는 어떤 결과물이 나왔다기보다는 학생들이 모여서 발언을 했다는 데에 가장 큰 의의가 있다. 또한 그중 일부는 받아들여졌다는 점은 학교가 아직 학생들에게 귀를 열고 있다는 것임을 보여주었고 이는 학교와 학생들 간에 소통이 이뤄졌다는 점을 말해준다. 모였다는 것이 의미 있었고 몇 가지라도 받아들여졌다는 것이 정말 의미 있다. 짧은 시간 안에 바뀔 내용이 아닌 안건도 있었지만 많은 학생들의 요구라면 언젠가는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조금이나마 보이는 학생총회였다. 바라는 것을 입 모아 말할 수 있는 학우들이 있다는 것과 귀를 열어주고 있는 학교는 우리들로 하여금 학생총회의 뿌듯함을 느끼게 해줬다.

 

▲김대현(바이오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