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나래(사회10)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성대한꿈’ 축제가 끝난 바로 다음 날인 토요일 아침, 동아리 연습을 위해 학교에 갔다. 안국역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후문으로 등교하기 때문에 수선관에서 학생회관까지 길을 따라 쭉 내려가는데, 눈살이 찌푸려지는 광경을 보았다. 운동장, 노천극장과 금잔디에 홍보종이, 과자봉지, 일회용 그릇, 캔, 짜파게티 면발 등이 잔뜩 널려있었던 것이다. 꼭 학교가 쓰레기 폭탄을 맞은 것 같았다. 쓰레기 사이를 지나가면서 ‘축제의 흔적이 너무 그대로 드러나는 거 아냐?’ ‘뒷정리에 좀만 더 신경을 쓰면 좋은데...’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 다음 보이는 광경이 뒤통수를 맞은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했다. 고무장갑을 낀 청소부 아주머니들과 아저씨들께서 커다란 쓰레기봉투를 들고 금잔디를 청소하고 계셨던 것이다. 그 모습을 보면서 씁쓸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축제 기간이 다가오면 축제의 주인이 우리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만들어나가고 즐기자는 말을 많이 듣게 된다. 축제를 주최하는 총학생회도 학생들이 축제에 많이 참여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그런 노력들이 참 좋은 것 같다. 그런데 축제를 준비할 때, 축제를 즐길 때에만 우리가 주인이고 뒷정리를 할 때는 주인이 아닌 것일까? 축제 다음 날 본 광경은 즐기고 노는 것까지는 학생들이 주인이고, 그 다음부터는 청소 일을 하시는 분들께 주인을 넘긴 것 같은 모습 같았다. 학생들이 먹다 남은 것, 놀면서 어질러놓은 것의 뒤처리를 해주시는 것이 그분들의 일이 아닌데 말이다. 뒤에서 일해주시는 분들에 대해서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많이 반성하게 되었다. 또 내가 치우지 않으면 다른 누군가가 치워야 한다는 생각, 내가 즐긴 만큼 뒷정리도 책임감 있게 해야 한다는 생각(너무나 기본적인 생각이지만)을 모두가 더 의식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회도 축제 참여를 유도하는 활동에 더해서 자기 자리는 깨끗하게 치우자는 홍보를 하는 등 뒷정리에 지금보다 좀 더 신경을 써주면 축제 다음날 학교 모습이 더 나아지지 않을까?
축제뿐만이 아니라, 학교생활 전반에 걸쳐서 학교의 주인이 우리라는 점을 많이 강조한다. 학교의 주인이 학생이기 때문에 불합리한 점을 비판하고, 여러 가지 개선점을 제안하고, 요구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학교의 주인으로써 우리가 지켜야 할 것들 또한 의식해야 할 것이다. 화장실 깨끗하게 쓰기 등의 사소한 실천들이 그런 것이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기본적인 교양을 지킬 때 스스로 더 가치 있는 사람이 되고, 진짜 학교의 주인이 될 자격이 생기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