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조은혜 편집장 (amy0636@skkuw.com)

강의 도중 교수님께서 물어오셨다. “대체 요즘 20대들은 정치에 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요?”

대답은 정말 너무 다양했다. 개인적인 이야기부터 전반적 추세에 대해서 여러 가지 논의가 오갔다. 초점이 흐려 보이던 의견은 서서히 한 곳으로 모였다. “20대의 힘으로 세상을 바꿀 수 없을 것 같아요”라는 것. 감사하게도 교수님께서는 20대도 세상을 변화시킬 큰 힘이 될 수 있음을 알려주시며 우리의 논의는 마무리를 지었다.
굉장히 궁금하다. 정말 20대는 변화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어찌 되었든지 교수님께서 해주신 말씀 덕분에 희망을 품고 세상 한 번 바꿔볼까 했다. 우리 법 지키는 상식적인 사람이 되어보자고.
아…… 이럴 수가. 이건 완전히 소리 없는 외침이다. 벽에 대고 얘기하는 것 같기도 하고…… 정말 아무도 없어서 대답해줄 수 없는 것 같기도 하다. 결국, 첫 시도는 실패인지 아닌지 긴가민가하게 끝난다. 그리고 얼마 후 도전에 대한 결과를 알 수 있다. 여전히 법은 왜 있는지 의문을 남긴 채 세상은 불법으로 스스로를 덧칠하고 있다. 아주 견고하게.

아무리 한 번 퇴짜를 맞았다고 해도 이대로 포기할 순 없다. 겨우 한 번의 실패이니 그럴 것이란 생각에 다시 한 번 도전을 시도한다. 오…… 다행이다. 이번엔 대답 정도는 돌아왔다. “세상 물정 모르는 소리하고 있네” 충격적이다. 바꿔보고자 바로 잡아보고자 했던 세상을 사실 우린 잘 몰랐던 것인가? 어지러움과 함께 숨이 턱 막혀온다.
그다지도 세상일을 잘 아는 이들이 말하는 세상 물정은 도대체 무엇일까. 돈을 향해 달려가고 돈에 목숨 걸고 정의나 진리 따위는 일찍이 져버린 그러니까 결국은 체제에 순응하겠다는 바로 그것인가? 아무리 노력해도 바뀌지 않을 것이고 돈 많고 힘도 센 그런 누군가만 있어준다면 본인의 삶도 나아질 수 있다는 뭐 그런 감각을 일컫는 말인가?

대체 세상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돼보겠다는 외침들은 왜 항상 저 비상식적인 논리에 묻히고야 마는 것일까. 20대의 손을 잡아 줄 수 있는 사람들은 누가 있을지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알 수가 없다. 부딪혀 보고자 해도 견고한 세상의 검은 망은 깨어질 생각 따윈 없어 보일 뿐이다.
물론 선거철마다 20대에게 세상 한 번 바꿔보지 않겠느냐며 손을 내미는 이들은 있다. 이 나라를 견제할 수 있는 이들은 본인들뿐이라며 ‘한 표’를 구걸한다. 과연 그들은 진정으로 올바른 세상을 꾸려보겠다는 20대를 도와줄 수 있는 진정한 세력인가. 초록 깃발을 흔들며 정의의 사도 행세를 한 그들은 결국 또 하나의 기득권일 뿐 변화란 없다. 물론 대책도 없다.
이제부턴 정말 제대로 헷갈리기 시작한다. 20대가 정말 사회를 변화시킬 힘을 가지고 있을까. 노력을 안 해본 것은 아닌데 바뀌는 일이란 거의 없고, 그렇다고 20대를 지지해주는 기성세대가 많은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감히 분홍빛 진리의 세상을 꿈꾸어도 되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학식도 짧고 현실성도 떨어지는 성대신문사는 이번 주 결국 그 숙제를 풀지 못했다. 아마 꽤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절대 잊지 않을 작정이다. 두고두고 생각하고 기다리며 꼭 지금이 아니라도 언젠가 우리 손으로 사회를 변화시켜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