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올해는 한일병합 100주년과 6.25전쟁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를 기회로 과거의 역사를 돌아보는 행사가 곳곳에서 기획·진행되고 있다. 치욕과 동족상잔의 역사가 먼 과거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로 인해 파생된 수많은 문제는 여전히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다만 우리는 그 영향의 존재를 잊고 살 뿐이다. 대학생들은 일회성 행사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보다는 우리 역사에 어떤 태도와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 스스로를 점검해 학습할 기회로 삼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역사를 제대로 아는 것이 역사를 주체적으로 인식해 현 사회의 문제점을 고치고 미래의 방향을 설정하는 효과적인 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교육현실을 놓고 볼 때에는 암담하기만 하다. 대학생이 우리 역사를 접하는 기회란 대학입시를 위한 시험공부용 주입식 역사교육이 거의 전부라고 할 만한 수준이다. 그나마도 초중등 학교에서 역사교육은 점차 축소되는 현실이다. 최근 서울대에서 2014년부터 한국사를 반드시 이수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내어놓아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은 다행스럽다. 그래도 주입식 역사교육의 문제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올바른 가치관을 갖고 한국사를 인식하고, 나아가 주변 국가와 세계의 역사를 인식하는 학습의 기회를 대학생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 대학의 교과과정도 이 문제를 해결해하기보다는 오히려 방해를 한다. 대학시절의 역사교육은 주체적으로 역사를 인식할 수 있는 주요한 단계이다. 앞으로 우리 사회를 더 올바르고 생산적으로 개선해나가는 기반을 마련할 시기이다. 지나간 역사의 단순한 사실만을 외우려 한다든지 무조건적으로 남의 시선을 수용하는 것은 제대로 된 역사공부가 아니다. 
하지만 대학에 들어와서도 학점과 취업을 중요시하는 현실과 사회 전체보다 자기 자신에 치중하는 세태 때문에 자의식을 갖고 역사를 접하기란 쉽지 않다. 흥미위주의 대중적 저작과 사극에서 자아도취적 역사상을 얻거나 단편적인 역사지식을 줍는 경향이 강하다. 그렇게 얻어진 역사상과 지식은 역사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심어줄 가능성이 적지 않다. 심환지에 의해 정조가 독살당했다는, 널리 퍼진 주장도 그런 사례의 하나이다. 이런 역사인식은 냉정하고도 지성적인 가치관을 형성하는데 긍정적인 요소보다는 방해를 끼칠 위험성이 내포되어 있다.
역사인식은 단순한 역사지식이 아니다. 어떤 가치관을 갖고 보느냐에 따라 역사는 상당히 다르게 보인다. 한일병합이란 단일한 역사를 놓고도 한일 양국간에 상반된 인식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올바르게 정립된 역사인식은 개인에게는 거시적 입장에서 사건과 문제를 바라볼 힘을 주고, 집단과 세대에는 올바른 사회발전의 동력을 제공한다. 잘 형성된 역사인식은 개인의 시야를 넘어서 사회정의와 국가간 평화와 공존의 시각을 갖도록 유도한다. 미래세대의 역량을 키우는 단계인 대학시절에 우리 대학생이 역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