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성범죄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여성 인권에 관한한 부끄러운 자화상을 그릴 수밖에 없다. 대검찰청의 2004년 범죄현황에 따르면 연간 1만 여건의 성범죄가 발생한다고 한다. 하지만 공식통계에 잡힌 것은 성범죄의 10% 미만에 불과하다니, 우리사회에서 얼마나 많은 성범죄가 발생하는 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그리고 지난 10여 년 동안 매년 10% 이상씩 증가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지금은 훨씬 많은 성범죄가 발생하고 있다고 추론할 수 있다. 최근에는 성범죄를 예방하고 처벌해야하는 검찰도 성상납과 뇌물을 받은 의혹이 언론에 공개되고 그들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니 이 사회가 얼마나 성문제에 관한한 후진적인지 개탄스럽기 그지없다.

이와 같이 우리사회 성범죄가 만연하고 있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로 설명할 수 있다. 여전히 전통적 남성우월주의가 뿌리깊이 남아있어 여성의 인권에 대한 인식수준이 낮을 뿐더러, 최근에는 대중매체의 선정적 성 상품화가 노골화 되어가고 있다. 인터넷 등의 새로운 매체를 통해서 각종 음란물에 손쉽게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이다 보니, 성 관련 인지능력이 낮아지고 누구나 성범죄의 유혹에 빠질 수 있다는 것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이러한 사회적 풍토 속에서 지성의 산실이라는 대학도 성범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 학교를 포함한 여러 대학에서 성추행 및 성폭력 사건이 심심찮게 알려지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또한 이에 성 관련 범죄를 예방하고 상담하기 위한 기구들을 대학에서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우리 학교도 학생상담센터 내에 성평등상담실이 개설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성 관련해서 주변인에게 쉽게 말 못할 고민을 상담해주고 올바른 성문화 정착과 성범죄 예방을 위한 교육 등 두 분야의 프로그램을 학우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교내 성평등상담실의 가치와 역할에도 불구하고, 학우들의 참여는 매우 저조하다. 본 신문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상담실의 존재에 대해 32.1% 만이 인지하고 있을 뿐이라 한다. 또한 연간 상담사례는 한 두건이 불과한 실정이다. 이것은 학내에서 성폭행이나 성추행등의 성범죄가 사례가 적어서라기보다는, 성에 관한한 은밀한 것으로 치부하고 회피하려는 특성이 강해 막상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혼자 해결하려는 일반적 경향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학우들이 보다 쉽게 성평등상담실을 이용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 온라인 상담의 활성화가 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현재 개설되어 있는 온라인 상담실을 접근성이 용이하게 고쳐야한다. 또한 학내 구성원에게 성평등에 대한 교육을 정례적으로 실시하고 교육이수를 의무화할 필요도 강구해봄직하다. 한편, 대학교 안은 안전할 것이라는 인식이 많기 때문에 성범죄 관련해서 치안의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 늦은 시간까지 학업에 매진하다 귀가하는 학우들을 위해 치안대책도 강화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성범죄는 단순한 폭력이 아니라 피해자 입장에서 평생 씻을 수 없는 육체적 정신적 상처를 남기게 되기 때문에, 사후약방문적인 대처보다는 예방만이 최선일 것이다. 그를 위해 교내 성평등 관련 상담과 교육, 치안 프로그램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