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찬(사과계열08)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내게 우리 학교는 입학 때부터 상당히 의미가 컸다. 아버지께서 나오신 학교를 입학한다는 자부심과 아슬아슬한 합격이 결합되어 남다른 애착이 생긴 것이다. 그러나 우리 학교 입학 제도를 보면 600년 전통을 짧은 안목으로 무너뜨리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느껴지는 사례는 내년부터 시작될 경영학부의 독립이다. 고등학교 입시 설명회에서 “계열제는 계열제라는 큰 틀 안에서 다양한 공부를 해보고 자신의 적성에 맞는 전공을 선택한다는 장점이 있다”라고 말하던 성대 입학처장님의 말씀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하지만 학생의 입장에서 보기에 경영학부의 독립은 계열제의 취지를 손상시키고 “over the sky”를 외치는 성대의 입시전략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된다. 경영학부는 지금 사과계열에서도 소위 가장 ‘인기있는’ 전공으로써, 많은 문과 입시생들이 가장 가길 소망하는 학부이다. 그러므로 경영학부 분리는 성대의 입시성적 향상을 위해 했다고 밖엔 생각이 안 된다.

한편 경제학부는 독립되지 않은 것 또한 입시전략이 아닌가 생각된다. 경제학부는 경영학부와 쌍벽을 이루는 문과 입시생들의 로망인 학과이다. 그러므로 경영학부 독립과 함께 경제학부가 사과계열에서 독립되면 나머지 비인기 학과만으론 사과계열자체의 입시성적이 많이 하향될 것이다. 결국 사과계열에 경영학부는 독립하고 경제학부는 둠으로써, 경영학부의 높은 입시성적을 얻음과 동시에 사과계열 입시성적 또한 놓치지 않겠다는 ‘꿩먹고 알먹기’작전이 아닌가 싶다.

물론 입학성적이 올라가면 재학생에게도 나쁠 것은 없다. 사실 재학생의 입장에서는 더 좋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입시성적을 위한 입시 정책은 계열제의 취지를 손상시켰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계열제를 폐지하면 모를까, 계열제를 끌고 가면서 경영학부를 독립하는것은 계열제의 취지를 손상시킬 것으로 보인다. 어떠한 제도의 취지를 손상시키는 방법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그 제도의 장점은 사라지고 단점만 남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