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가은 기자 (hello212@skku.edu)

수습..아, 수습. 풋풋했던 시절이었다. ‘풋풋’은 상큼하다는 느낌보단 물정모르는 풋내기를 어우르는 단어다.

내가 성대신문에 들어갈 것을 결심하기까지는 단 몇 분의 고민도 없었다. 지금도 생생하다. 기록의 아티스트를 모집한다는 내용의 플랜카드에 두근거렸던 내 마음이. 이렇다 할 꿈이 없었기에 방황했던 고등학교 2학년 말, 나는 기자를 꿈꾸게 됐다. 남들에 비해 풍부한 독서량을 자랑한다거나 글재주의 특출함이 있었던 것도 아니였지만 이상하게도 기자가 되고 싶었다. 그런 내게 학보사 기자는 지성인으로 가는 디딤돌이였다.
만류가 심했다. 그래도 해보기도 전에 포기하기는 또 싫어서 논술과 면접을 보았고 합격통보를 받았다. 그리고 트레이닝이란 것을 받게 됐다.

8주간에 트레이닝은 ‘냉수먹고 속차림’의 연속이었다. 겁 없이 덤볐던 내가 ‘장난이 아니구나’ 실감하게 된 건 언론관 트레이닝 때였다. 그전의 트레이닝에 임하는 나는 솔직히 이렇다할 치열함이 없었고 단지 어서, 하루빨리 취재하는 기자질이 하고싶어 안달이 났었다. 이론위주의 트레이닝과 그에 따르는 과제가 은근한 압박으로 느껴지자 내 열정에 의심이 들었다. 나는 어쩌면 무지개 꿈을 갖고 있었는지도 모른다고. 항상 당당하고 열정적인 기자의 모습을 나는 갖고 싶었던 것이다. 가볍게 느껴지는 ‘꿈’에 씁쓸해했던 내게 6주차 언론관 트레이닝은 내 꿈에 무게를 실어주었다. 태어나서 한번도 해본적 없는 고민들로 머리가 빠개질듯 아팠다. 꿈에 싣는 무게만큼.

어쨌건 확실한 건 신문사가 나의 무지함을 일깨워줬다는 사실과 계속해서 발전의 계기를 마련해주는 곳이라는 점이다. 때로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기가 힘들고 맘놓고 놀고싶은 유혹에 아찔해질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열심인 우리 55기 동기들을 보며 자극을 받는다. 무엇보다 내 전투력을 끝까지 믿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