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연(심리07)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수입문제로 인해 촛불이 여기저기서 일어나고 있던 5월 쯤, 광우병 쇠고기 수입을 반대한다는 현수막 달기 운동이 진행되었다. 우리 동아리 내부에서도 우리 동아리 명의로 그런 현수막을 달자는 제의가 나왔다. 그래서 현수막을 제작해 우리 동아리 방 창문에 붙였다. 현수막을 걸면서 농담조로 우리 동방 앞에 거는데 설마 학교에서 떼라고 하지는 않겠지 하는 얘기를 했었다.

 그리고 그 다음 날에 현수막을 떼라는 전화가 왔고 그 일주일 후에 또다시 현수막을 떼어달라는 전화가 왔다. 현수막을 왜 떼어내야 하냐는 물음에 돌아오는 대답은 학생회관의 창문에 현수막을 다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되어있으며, 학생회관의 미관을 저해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내용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으니 그 현수막을 대자보를 붙이는 게시판에는 붙여도 좋다는 말과 함께. 

 이러한 일은 학생들의 대자보를 교내 미관을 위해 떼어내는 일과 별반 다를 게 없다.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개진하는 것을 미관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떼어버리고, 철거하는 것은 학생을 위한 것이 아니라 밖으로 보여주기 위한 행정에 지나지 않다. 깨끗한 학교를 표방하면서 학생들이 활동하는 공간에 현수막을 거는 것까지 제지하는 것은 학교를 이용하고 있는 학생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다. 학생들의 권리는 생각하지 않은 채 교내 미관을 위해서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는 학교의 처사를 보고 있자면 허탈하기까지 하다. 

 대자보와 현수막을 임의로 제거하는 학교에 대한 항의는 여러 번 개진되었지만 그에 대한 해결책은 사실상 없는 상태이다. 이제는 이렇게 불만을 토로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논의를 통해서 적절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