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최근 우리 사회는 구성원 간의 심한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보수와 개혁간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통적인 사회규범은 붕괴되는 반면 그를 대신할 사회 공동의 선 또는 가치관은 정립되지 않고 있다. 이념의 차이, 세대간의 의식 차이뿐 아니라 계층 간의 시각 차이, 집단 간의 이해 상충 등으로 사회가 복잡해지고 있다. 현대 사회의 특징 중 하나인 다양성의 사회로 발전하고 있는 과정으로 볼 수도 있다. 게다가 전에는 침묵이 미덕이었지만, 이제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미덕인 세상이 되었다. 대통령마저도 국민의 지도자나 대표로서 발언하기 보다 자신의 개인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그동안 침묵을 미덕으로 삼던 사회 원로들도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러한 다양한 사회 계층 간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고, 다양한 사회 계층이 그나마 공유할 수 있는 가치 기준은 무엇일까?

다음달 10월 29일에는 유럽 28개국 대표들이 이태리 로마에 모인다. 유럽을 하나의 공동체로 확립하는 헌법을 제정하기 위함이다.  유럽의 지도는 시대에 따라 끊임없이 바뀌었다. 유럽의 많은 나라들은 한 때 전 유럽을 제패한 역사를 갖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유럽에는 국경 분쟁이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제 와서 국경을 따진다면, 어느 시점의 국경을 기준으로 할 것인가 하는 참으로 어려운 문제가 생긴다. 이제 어떻게 국경을 다시 그을 것인가? 유럽인들은 피흘림을 통하여 이를 깨달았다. 서로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서로 다른 의견을 수렴하고 그 수렴과정을 합리적으로 하는 민주주의란 그렇게 탄생하였다. 지금 우리나라에 필요한 것은 이와 같은 합리적인 의견 수렴 과정이다.

요즘 한참 우리나라의 정체성이 문제되고 있고, 국가관과 관련된 이념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편, 예수, 부처, 공자 등의 선현들은 인간의 삶에서 중요한 것이 이념이라고 하지 않으셨다. 그분들은 하나 같이 이념 보다 사랑과 자비와 인의예지를 강조하셨다. 선현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것이 또 하나 있다. 미래에 대한 비전이다. 예수는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비전, 부처는 해탈에 대한 비전, 공자는 이상적인 인간형과 국가에 대한 비전이 있었다. 비전이 없을 때에 사람들은 미래를 보고 달려가기보다는 서로 반목하고 시기하게 된다.

우리 학교는 비전2010+의 실천을 위해서 매진하고 있고, 성균관대학교의 위상은 날로 높아가고 있다. 대학 본부는 10월 8일부터 11일까지 “성균인의 날” 행사를 개최한다. 특히, 10월 9일에는 Vision2010+ 선포식을 갖고 온 성균인이 하나 되는 시간을 마련하였다. 교내에는 다양한 구성원이 있다. 모든 구성원이 다양한 성격을 갖고 있지만,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며 하나 됨을 확인하는 좋은 기회가 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