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실비아의 죽음

신수민(영문 19)

 

우린 아가미로 호흡하는 법을 잊으면 안 돼
가스오븐에 성냥을 긋고 당신은 말합니다
우린 육지에 발 묶인 양서류, 사람들은 당신을 포유류라 부르지요
 

폐로 숨 쉴 수 없다면 우린 양서류로 불릴 수 있을까요?
하지만 두 얼굴을 가진 아이는 매일 울게 될 거야, 어릿광대처럼 말이야
당신이 내게 말합니다


달그락달그락 쏟아지는 새하얀 수면
구름이 희어버린 탓은 죽음을 불러오기 때문이지요


당신이 원치 않은 아이,
나의 흉골을 빚었던
오래전 당신이 삼킨 흰 거미 알들


30년 동안 당신의 
두개골 안에서 침묵하고
잠을 빨아먹던 나는


기생충, 태어나기 싫은 태아,
당신의 딸 
우린 육지에 발 묶인 양서류


우리의 흉골을 부수는 작은 알비노 거미들
달그락달그락 오븐에서 쏟아지는 새하얀 수면
시간을 되돌리는, 이건 마법의 주문


입속의 타란툴라
타불라 라사
해변의 토막구름, 보스턴의 가을
가장 깨끗한 육신을 잡아채는
구름은 화상의 징조


 

신수민(영문 19) 학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