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다시 부활한 성대문학상 평론 부문이 두 해째를 맞았다. 어떤 글을 평론으로 응모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답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만큼 자유로운 글쓰기로서 보다 넓은 의미의 에세이에 맞닿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비판, 위기, 판단, 분절과 어원을 같이 하는 평론이 단순한 보고서나 논문 혹은 간략한 리뷰나 감상문일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평론이란 작품과 사안을 보는 심각성과 섬세함에 아울러 주장에 대한 튼실한 근거, 현실의 위기에 대한 진단과 개입이 필요한 장르인 까닭이다. 시, 소설, 영화, 만화 등 해당 장르의 현장에 밀착된 문제의식, 작품에 대한 독자적 해석, 에세이이기에 요구되는 자신만의 문체, 이론과 작품과 현실을 매개하는 안목과 공부가 필요한 셈이다. 무엇보다 평론은 하나의 ‘문학’으로서 보편성을 향해가는 자기만의 목소리를 요구한다.  

올해 성대문학상 비평부문에는 총 여덟 편의 글이 투고되었다. 작년에 비해 응모가 조금 적은 편이었지만 다른 장르의 응모 작품의 수나 코비드19로 많이 지친 학우들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의미 있는 숫자라고 생각한다.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작년과는 정반대로 이번 공모에서는 영화평론이 문학평론의 두 배 가량 투고되었다는 점이다. 작년 수상작 선정을 통해 영화평론도 충분히 입상할 수 있다는 생각들을 했을 법도 하고, OTT 서비스 등 매체 환경의 변화에 따라 집에서나마 용이하게 접할 수 있는 장르가 영화였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다만 호흡이 긴 글보다는 짧은 단평이 많아 역량을 충분히 가늠하기 어려웠던 점은 아쉬웠다. 

심사위원 간의 윤독과 논의를 통해 <구로사와 기요시, 큐어, 그리고 돌이킬 수 없는 치료>를 우수작으로, <결혼의 환상성-여성은 언제나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를 가작으로 뽑았다. 전자의 평론은 일종의 영화 매체론으로, 무엇보다 자기언어로 문제를 제기하고 답해가는 방식이 솔직한 한편 기세가 있었다. 영화의 즉물성이 하나의 영화 안에서 나타나는 방식을 구로사와 기요시의 영화를 통해 살피면서, 하시미 시게이코의 ‘표면의 장르’로서의 영화론이 구로사와의 영화 내러티브로 증험되는 한편 오히려 그것을 넘어서게 되는 전말을 섬세하게 자기 언어로 탐색하고 있다. 다만 아직 언어가 진솔한 한편 조금 거칠다는 점, 스토리 분석과 매체론이 충분히 종합되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해 우수작이 뽑았다. 후자의 문학평론은 진솔한 자기 이야기가 있는 글이었다. 해석과 인식의 과정을 자기 이야기로 써나가는 에세이풍에서 진실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박완서와 공지영의 작품에 대한 해석에도 역사가 있고, 기존에 많은 평론이 있어왔던 문제작들임을 상기할 때, 이런 직접성의 언어가 갖는 한계도 명확해 보인다. 정진을 응원하는 뜻으로 가작으로 삼았다. 두 분께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 

평론은 구체적 작품에 대한 독자적 판단과 해석에 아울러 이를 보편화하는 고도의 언어를 필요로 한다. 문학 공부, 영화 공부라고 할 때 그 공부도 필요하고, 구체적인 작품에 대한 ‘정확’하고 깊은 사랑의 언어도 필요하다. 내년에 우리가 밖과 안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면, 필시 더 많은 응모작이 쏟아질 것이라 기대해 본다. 

 

홍성호(프랑스어문학과)·황호덕(국어국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