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강수민 편집장 (mini9935@skkuw.com)

여기저기서 MZ를 찾는다. 기업은 각종 마케팅에 MZ를 활용하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경선 당시 ‘민지(MZ)야 부탁해’란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미디어는 MZ에 대한 분석을 쏟아낸다. ‘집단보다 개인을 우선시하고, 불안정한 사회 속 포기에 익숙하며 …’ 윗세대와 대조되는 이러한 특징들에 주목을 받는 것 같다. 세대 구분상 MZ에 속해 있는 필자가 보기에도 흥미로울 정도니까. 그 세대 구분이란 것도 재밌다. MZ는 밀레니얼(M) 세대와 Z세대를 통칭하는 말로 1980년대 초반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자를 말한다. 20대 초반부터 40대 초반까지 많게는 20살 가까이 차이 나는 M과 Z를 하나로 묶은 거다. 

‘꼰대’의 부상에 “요즘 것들은”으로 말을 시작하기 조심스러워졌다. 그래서 “요즘 것”이 MZ로 모습을 바꾼 모양이다. 대강 20대와 30대를 묶어 세대론에 따른 알파벳은 붙여 놓은 거다. 세대를 연구하는 게 무의미한 일은 아니다. 사회가 개인에게 끼치는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기에 같은 시대를 살아온 세대는 어쩔 수 없이 유사한 특징을 공유할 거다. 하지만 다원화하는 사회 속에서 세대론이 언제까지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지는 고민해봐야 하는 문제다. 어쩌면 사회적 분위기와 사건이 개인에게 발휘하는 힘은 그리 크지 않을 수도 있다. 

20대와 30대는 고사하고 20대만이라도 하나로 묶을 수 있나 싶다. 현재 20대는 젠더, 지역, 성장환경 등에 따라 파편화돼 있다. 젠더에 따라 20대를 나눈 ‘이대남’이니 ‘이대녀’니 하는 신조어가 등장한 배경이기도 하다. 여기에 30대까지 하나로 묶어 공통된 특징을 찾는 건 더욱 어려울 거다. 

사회가 MZ에 주목하는 이유가 청년들을 이해하기 위함이라면 그 마음만큼은 가상하게 여길 만 하다. 그러나 MZ란 단어가 소비되고 있는 행태를 보면 이마저도 의심스럽다. MZ를 남발하는 기업과 정치인들을 보면 상업적, 정치적 목적이 다분해 보인다. 여기에 청년에 대한 담론이 갇혀선 안 된다. 진정으로 청년들을 이해하고 싶다면 작위적인 세대론에서 벗어나 청년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면밀히 살펴야 한다. 

MZ의 특징이라고 불리는 것들로는 실제 20대와 30대를 설명할 수 없다. 그들에게 MZ란 이름을 붙여 같은 세대로 규정하는 건 기성세대의 오만이자 게으름이라고 생각한다. MZ란 알파벳이 아닌 청년 스스로가 자신을 대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기성세대는 청년들이 마음껏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발언대를 만들어주고, 그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세대 구분을 넘은 모든 사회 구성원들의 노력 속에서 청년에 대한 담론이 유의미하게 형성되길 바란다. 

 

강수민 편집장 mini9935@
강수민 편집장 mini99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