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재원 기자 (magandsloth@skkuw.com)

인터뷰 - '다움' 심기용 운영위원 

성소수자가 지워지지 않는 선명한 역사로 남을 때까지
우리 주변의 차별이 사회적
·구조적 문제임을 인식해야

청년들은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갖고 있을까? 동시에, 소수자성을 지닌 청년들은 사회적으로 얼마나 조명되고 있을까? '다양성을 향한 지속가능한 움직임(이하 다움)'의 심기용 운영위원은 평면적으로 만들어진 이미지가 아니라, 보다 입체적이고 사실적인 청년의 얼굴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한다. 매 순간 사회적 변화의 분기점을 지나치며, 앞으로 나아가기를 촉구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다움은 어떤 목적을 위해 만들어졌나.
다움은 성소수자 인권 증진을 위한 청년 활동가 단체다. 일반적으로 청년 정책이나 관련 제도는 보편적 생애주기를 갖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청년을 가정한다. 그 안에서 소수자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청년의 얼굴을 다채롭게 드러내고, 성소수자 인권 분야에서 다양성의 가치를 확산하고자 만들어졌다. 

다움에서 말하는 청년의 기준이 궁금하다.
청년기본법은 청년을 만 19세부터 34세까지로 분류한다. 다움도 청년 단체라는 정체성을 위해 만 35세까지로 활동 연령 제한을 둔다. 이 나이대를 선택한 이유는 청소년 때부터 이어지는 특정 시기를 조명하기 위해서다. 사실 청소년 성소수자의 인권 실태나 삶의 만족도를 살펴보면 문제가 심각하다. 이런 청소년들이 20살이 된다고 해서 갑자기 모든 불리함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은 아니다. 가족과의 관계나 자신의 미래를 온전히 설계할 수 없는 등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갖는 문제점은 20대 초중반, 더 나아가서 30대 초반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다움은 20대 초중반을 후기청소년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청소년 성소수자의 취약성이 조금 달라진 형태로 유지된다는 의미다. 

다움의 지향점은 무엇인가.
성소수자 인권 신장을 위한 청년들의 사회참여를 확대하는 것이다. 주업이 있더라도 일종의 부업처럼 사회 활동에 참여하고 성소수자 인권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우리나라의 청소년은 정치적 권리를 배제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청년이 되면 갑자기 정치화될 것을 요구받는다. 사회참여와 관련된 교육도 부족하다 보니 관심을 갖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하지만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사회참여가 필수적이다. 

최근 진행한 ‘2021 청년 성소수자 사회적 욕구 및 실태 조사’ 결과는 어땠나.
청년 성소수자만을 대상으로 한 기존 통계가 없었다. △성소수자 정체성 △커뮤니티 △차별 경험 △정치적 욕구 △건강 △주거 및 노동 환경 등의 카테고리로 나눠 조사를 진행했는데 약 3900명이 참여했다. 이를 통해 다른 청년에 비해 청년 성소수자가 갖는 특이성을 분석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전체 표본 중 약 40%가 서울에 거주한다. 반면 일반 청년은 통계상 약 20%가 서울에  살고 있다. 성소수자의 사회적 욕구 충족에 있어 기본적인 활동만 고려해도 서울에 거주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 지방에는 성소수자임을 드러낼 수 있는 공동체 자체가 적기 때문이다. 다양한 측면에서 성소수자 청년이 겪는 사회적 소외와 차별을 드러내고자 한다. 구체적인 분석은 내년 초 발표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시민들의 자발적 후원이나 사회적 투자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성소수자에게는 우리의 삶 안에서 함께 행동할 수 있는 방법을 찾자고 말하고 싶다. 성소수자가 아니라고 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행사에 참여하고 후원을 하거나 성소수자에게 친화적인 태도를 적극적으로 드러낼 수도 있다. 작게는 나 한 사람의 입장이고, 크게는 나를 지켜보는 주변도 있지 않나. 성소수자의 인권에 대해 말하는 것은 다양성에 대해 이해하고 포용하는 사회적 과정이다. 

 

'다움' 심기용 운영위원사진ㅣ손재원 기자 magandsloth@skkuw.com
'다움' 심기용 운영위원
사진ㅣ손재원 기자 magandslo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