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light - ‘비틀즈’ 팀 김유빈(철학 16) 학우, 윤성남(교육 18) 학우】
검증된 e스포츠, 하스스톤
이례적 규모의 대학별 팀 대회 열려
지난달 26일 총상금 5천만 원 규모의 ‘2021 오로나민C 하스스톤 히어로즈 챔피언십’ 결승전이 강남구 역삼동 VSG 아레나에서 열렸다. 수집형 카드 게임 ‘하스스톤’의 다양한 플레이 모드 중 ‘전장 모드’로 맞붙은 이 대회에서 우리 학교 ‘비틀즈’ 팀이 준우승을 차지했다. 상금 700만 원을 받는 쾌거를 달성한 ‘노노뮤직’ 김유빈(철학 16) 학우와 ‘민수’ 윤성남(교육 18) 학우를 만나봤다.
2014년 3월 정식 출시된 하스스톤을 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윤성남(이하 윤): 올해 초 인터넷 방송을 보고 재미있어 보여 시작했다. 대학 입학 후 즐겨온 ‘유희왕’과 같은 카드 게임이라 곧잘 배웠고 즐기다 보니 실력도 늘었다.
김유빈(이하 김): 정식 출시 한 달 후에 시작했다.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었는데 스트레스를 해소할 곳이 필요했다. 당시 존재하던 모드들은 3개월마다 카드 확장팩을 구매해야 원만한 플레이가 가능했는데, 군 복무 이후 공백기에도 불구하고 돈 쓸 필요 없이 즐길 수 있는 전장 모드가 나와 이를 위주로 플레이했다.
하스스톤만의 차별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
김: 전략적이라는 면에서는 타 게임과 비슷한데 운의 영향이 극심하다. 숫자를 읽을 수 있고 몇 가지 키워드만 알면 되기 때문에 쉽고 직관적이다.
윤: 이런 요소가 게임을 보다 극적으로 만든다. 더불어 카드를 제시할 때 타격감이 느껴져 좋다.
하스스톤 플레이에서 중요한 능력이나 자질은 무엇인가.
윤: 선택과 집중이다. 상황 판단 후에 전략을 정하고 그대로 밀고 가야 뒤처지지 않는다. 또한 모든 카드 게임이 그렇듯 한정된 재화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는 게 중요하다.
김: 화를 내지 않는 것이다. 당장에 운이 나쁘다고 느껴져도 전체적인 흐름에서는 결정적이지 않을 수 있다. 그 순간에 멘탈을 잘 관리해야 한다.
전장 모드를 즐겨 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윤: 전장 모드 플레이를 시청한 이후로 한 가지만 해왔다. 비교적 돈이 많이 필요한 타 모드와 달리 전장 모드에서 필요한 것들은 게임 내에서 수급한 돈으로 감당할 수 있어 좋다.
김: 정규전 모드의 경우 가능한 플레이에 제한이 있어 어려운 심리전이 요구된다. 반면 전장 모드는 본인의 확신과 그에 유리한 플레이의 흐름만 있다면 밀고 나갈 수 있다. 접근하기도 쉬웠고 대회에서도 겨뤄볼 만하다고 느꼈다.
이번 대회 참가 계기와 팀을 꾸린 과정은 어떻게 되는가.
윤: 상금 규모도 이례적으로 컸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활동이 제한된 가운데 의미 있는 경험을 하고 싶어 대회에 참가했다. 김 학우가 에브리타임에 올린 글에 내가 댓글을 달면서 팀이 결성됐다.
김: 나보다 훨씬 실력이 뛰어난 친구가 이번 대회에 참가하면서 내게도 대회에 참가해보라고 권유해 도전의식이 생겼다. 실력도 비슷하고 같은 인사캠 학생인 윤 학우를 만나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대회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윤: 결승전보다도 32강이 더 힘들었다. 워낙에 운이 큰 요소인 게임인데 당시 운이 좋지 않아 탈락 위기까지 갔다. 이대로 가다간 떨어질 거란 생각에 평소와 달리 과감한 플레이를 할 수밖에 없었다. 가장 극적인 순간이었다.
김: 나도 32강 마지막 경기가 굉장히 기억에 남는다. 9경기를 쉬지 않고 내리 치르다 보니 상당한 강행군이었다.
학우들의 응원이 이어졌는데 알고 있는가.
윤: 에브리타임 하스스톤 게시판에서 우리 팀 이야기를 하는 걸 봤다. 우리를 응원해주는 사람도 있다는 걸 알게 돼 고마웠다.
우리 학교가 하스스톤을 잘하기로 유명한데 이번에 좋은 성과를 거뒀다. 이에 대한 소감은.
김: 그동안 대학 단위로 참가 가능한 하스스톤 대회가 거의 없었다. 이렇게 학교 이름을 걸고 활약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몇 년 만에 생겼다. 성균관대의 이름을 걸고 준우승을 한 것이 유의미한 것 같다.
e스포츠 종목으로서 하스스톤을 평가하자면.
김: 2022년 항저우 아시안 게임의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만큼 e스포츠로서의 가능성은 검증됐다고 본다. 하스스톤은 직관적이고 타격감도 좋기 때문에 하스스톤을 모르는 관중에게도 재미를 줄 수 있다. 다만 순위를 가를 때 운의 영향을 많이 받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게임사의 운영과 팬층의 확산이 주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윤: 전장 모드는 하스스톤 모드 중에서도 운이 크게 작용해 하나의 종목으로서 자리 잡기 어려웠던 것 같다. 그러나 빠른 진행 속도와 시원한 타격감 같은 흥행 요소가 많다. 이러한 요소들을 바탕으로 전장 모드 대회가 많이 개최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