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서수연ㆍ김가현 기자 (webmaster@skkuw.com)

 

지금이 어떤 시대인지를 묻는다면, ‘전 세계가 *일일생활권에 들어온 시대’나 ‘스마트폰 등 첨단 문명의 이기를 누리는 시대’라고 대답할 수 있다. 그러나 토양에 퇴적돼 먼 미래에 인간의 시대를 증명할 흔적들은 플라스틱 쓰레기, 급증한 탄소 농도, 대기를 떠도는 미세먼지 입자일 것이다. 지질학계는 21세기에 들어 현시대를 ‘인류의 시대’라는 의미로 ‘인류세’라 표현하며 흙에 기록될 인류의 모습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성대신문 사진부는 우리나라, 특히 도시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인류세적 풍경을 포착해 지면에 담아냈다. 이를 통해 “인간은 어떤 시대에 살고 있는가”, “인류는 어떻게 기억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려 한다.

 

 

ⓛ 고층건물 ⑨ 대도시
수백만 인구가 모여 사는 대도시가 형성되면서 지하수 개발과 건물 건축이 가속화됐다. 그 영향으로 무게를 견디지 못한 도시의 지반은 가라앉고 있다. 훗날 토양에는 지반 침하의 흔적이 남을 것이다.

 

 

② 자동차 ⑤ 도로
아파트 주차 자리가 부족하고 도심 속 교통 체증이 심각해지는 등 도시는 자동차로 가득 찬 상태다. 자동차는 배기가스의 주범이자 대기오염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시도가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이미 생산된 자동차를 폐기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가 된다. 자동차가 내뿜는 배기가스, 폐기된 자동차 쓰레기는 모두 흙에 남아 기록될 것이다.


③ 제철소에서 내뿜는 연기
공장에서 발생하는 매연은 자동차 배기가스와 함께 대기오염의 대표적인 원인이다. 공장의 연기는 중금속, 납, 구리 등을 지속해서 뿜어내며 인근 지역의 토양을 오염시킨다. 공장지대 인근 토양에는 다른 지역과 비교될 만큼 높은 수치의 구리, 납, 중금속 등이 발견되고 있다.
 

 

④ 불야성/야경
아름다운 야경은 과학기술의 업적이지만 동시에 ‘빛 공해’의 주범이 되기도 한다. 도시가 낮만큼 화려한 밤을 조성하는 동안 야생 동식물의 생태계는 빛 공해의 영향으로 파괴됐고 이는 동물 종 개체 수의 변화를 불러왔다. 절대적인 개체 수의 변화는 화석으로 남아 흙에 기록될 것이다.
 

 

⑥ 쓰레기통 속 닭 
1950년대 이후, 인구 증가에 따른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류는 가축을 개량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개량된 닭의 몸집은 비대해졌고 개체 수도 급증했다. 암모나이트가 중생대를 상징하듯, 대량으로 사육된 닭의 뼈는 인류세를 상징하는 화석이 될 전망이다.

 

⑦ 플라스틱 쓰레기
플라스틱은 수백 년이 흘러도 썩지 않는다. 땅에서 하천으로, 강에서 바다로 이동하며 잘게 쪼개져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다. 이러한 미세플라스틱이 공기, 물, 흙에 녹아들어 인류세의 증거가 된다.

 
⑧ 폭우/홍수 (이상기후)
기후 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하고, 곳곳에서 돌발적으로 수십~수백 mm에 이르는 폭우가 쏟아지는 등 이상기후가 관측되고 있다. 환경 문제를 다루는 미국의 비영리단체 클라이메이트 센트럴(CC)가 지난 12일에 발표한 지도에 따르면 2030년에는 런던 지역이 침수될 예정이다. 런던은 ‘연간 *홍수위 아래로 예상되는 육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과연 안전지대일까.

 

◆일일생활권=하루 안에 일상적인 용무를 보고 돌아올 수 있는 거리의 범위.
◆홍수위=정상적으로 홍수를 조절하였을 때 홍수를 저장할 수 있는 최대 상한선.

성대신문 사진부|서수연ㆍ김가현 기자 webmaster@skku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