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발길이 뜸해진 학보실 앞에는 전국 각지에서 날아든 우편이 즐비하다. 학보 기자들의 노고를 알기에 함부로 버릴 수 없는 신문들이 대부분이다. 안으로 가지고 들어가 솎아내는 일은 늘 편집국장의 몫이다. 우편을 분류하다 보면 꼭 한 번씩 펼쳐보게 되는 학보들이 있다. 성대신문도 그중 하나다. 정갈한 레이아웃과 수려한 일러스트가 특징인 성대신문은 내용 면에서도 대학 언론의 선두 주자라 할 만하다. 이미 완벽에 가까운 신문이지만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픈 마음에 구태여 사족을 붙여본다.

일반적으로 독자들은 사진, 헤드라인, 기사 순으로 신문을 훑는다. 이 중에서도 신문 1면에 들어가는 사진과 기사는 신문에 대한 전반적인 인상을 결정짓기 때문에 중요하다. 따라서 1면이 독자들의 구미를 당기는 면인지에 대한 고민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탑 기사에서 온라인 전학대회의 모습을 캡쳐해 보여주려 한 점은 좋았으나 무엇을 담은 사진인지 한눈에 파악하기 어려웠다. 사진 대신 인사캠 전학대회와 자과캠 확운에서 어떤 논의들이 있었는지 인포그래픽으로 제시했으면 어땠을까. 1면을 모두 전학대회에 대한 보도로 채우기보다 후문 엘리베이터 기사처럼 학우들의 눈길을 끌 만한 기사를 배치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1면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때 더 많은 학우들에게 읽히는 신문이 되리라 생각한다.  

학보는 학교 발전을 저해하고 학교의 위상을 떨어트리는 요인을 취재해 알리고 학우들의 애로사항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학보는 앞장서서 비판하고 해결을 촉구하며 학내 여론의 구심점이 돼야 한다. 총 네면 달하는 보도면에서 학내 사안에 대한 비판점을 다룬 기사가 적어 아쉬웠다. 물론 축하할 만한 일을 다루고 학우들의 인터뷰를 싣는 일도 중요하다. 하지만 언론 제일의 기능은 감시와 견제다. 학교 운영에는 차질이 없는지, 학우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부분은 없는지 끊임없이 모니터링하고 의제화할 때 학교가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맥락에서 쪽문 엘리베이터와 보이스피싱, 화장실 불법 촬영을 다룬 기사처럼 학우들의 권익에 초점을 맞춘 기사가 늘어나기를 바란다.

다채로운 지면 구성은 성대신문의 강점 중 하나다. 배너 형식의 헤드라인으로 독자들의 이목을 끈 점, 과감하게 한 면 전체를 일러스트로 꾸민 점 등은 다른 학보사들에게 귀감이 될 만하다. 그중에서도 특히 브릿지 면의 장점을 극대화한 사회면이 인상 깊었다. 텍스트의 분량이 많은데도 사진과 일러스트, 기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독자들의 부담을 줄였다. 다만 아이템 선정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필자는 학보가 대학생을 넘어 청년의 범주를 모두 포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회면에 할당된 지면 수가 적고, 그마저도 하나의 주제에 관해 다루기에 청년들의 문제는 등한시될 수밖에 없다. 주간지인 학보에서 시의성은 그다지 중요한 요소가 아닐 수 있다. 청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신문이 되길 바란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할애된 지면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남은 이야기는 대부분 무엇을 잘했다는 말들 뿐이다. 문화기사에서는 사회 현상에 대한 통찰이 돋보였고, 학술기사의 전문성은 기성언론과 견주어도 손색 없었다. 오피니언과 인물기사를 읽는 즐거움도 컸다. 이러한 부분은 여러분 스스로도 잘 알 것이라 믿는다. 앞으로도 성대신문이 대학 언론의 좋은 모범으로 남아주기를 고대하며 글을 마친다.

주현우 서강학보 편집장
주현우 서강학보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