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현정 기자 (hjeong@skkuw.com)

델라를 찾아오는 학우들에게 최선을 다해

언제 찾아와도 똑같이 있는 곳이길

우리 학교 인사캠 정문 맞은편에는 푸른 벽에 붉은 간판을 한 카페 ‘della(이하 델라)’가 있다. 소나기가 내리던 지난달 29일, 달콤한 디저트 냄새가 스며오던 그곳에서 박영순(42), 홍성환(46) 사장을 만났다.

 “20년 넘게 곳곳에서 제과점을 운영했어요.” 홍 씨는 제빵이라는 자신의 강점을 살려 우리 학교 인사캠 정문 맞은편에 델라를 열었다고 말했다. “처음에 오픈할 때부터 델라를 찾아오는 친구들에게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했어요.” 그의 말을 대변하듯 그곳은 우리 학교 학우를 위한 마음으로 가득했다. 

박 씨는 “처음에는 이렇게 공부하러 찾아주는 친구들이 많을 줄 몰랐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임시방편으로 멀티탭을 연결해뒀었죠. 지금은 거의 모든 자리에 콘센트를 배치해 뒀어요.” 이렇게 공부하러 찾아오는 학우들 덕분에 델라는 오전 8시 30분이라는 이른 시간에 문을 연다. “오픈하기 전에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는 친구들도 많아요. 가끔 늦잠 자고 싶을 때도 있지만 ‘친구들이 밖에서 기다릴 텐데’라는 생각에 벌떡 일어나곤 해요.” 

델라에 들어서면 ‘성균관대학교 장학금 기부 가게’라는 스티커가 눈에 띈다. “적은 금액이지만 꾸준히 기부하고 있어요.” 박 씨의 이런 선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선한 영향력을 실천하려고 해요. 제과점을 할 때도 판매하고 남은 빵을 항상 푸드뱅크에 기부했었죠.” 박 씨는 “친구들을 도울 수 있는 일이라 고민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곳에는 독특한 할인도 있다. “학교 상관없이 학생증을 제시하면 10% 할인해줘요. 성대생이 아닌 친구들이나 대학원생들도 할인해주면 정말 좋아하더라고요.” 박 씨는 “델라의 특징이자 장점이라고 생각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델라에서는 학우를 위한 마음과 더불어 다양한 디저트의 향기도 느껴진다. “우리 가게 디저트는 전부 직접 만들어요.” 홍 씨는 가장 애정이 가는 디저트로 스콘을 꼽았다. “스콘을 조그맣게 만들어 5개씩 포장하고 있어요. 다른 곳은 크게 만들곤 하는데 그러면 먹기가 부담스럽거든요. 무엇보다 친구들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야죠.” 부부가 직접 만드는 것은 디저트뿐만이 아니다. “에이드에 들어가는 청도 직접 만들어요.” 델라에는 ‘자두 에이드’라는 독특한 음료도 있다. “기존의 레몬, 자몽 외에 자두나 청귤 같은 과일들로 청을 만들어 봤는데 맛이 좋더라고요. 이런 과일은 철이 짧아서 시즌 메뉴로만 만날 수 있어요.” 홍 씨는 “손이 많이 가지만 다들 어떻게 아는지 더 좋아해 준다”며 웃었다.

“작년에는 수제청을 폐기하기도 했어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때문이었다. “수제로 만들다 보니 시중의 것들과 달리 빨리 상하는 편인데, 코로나19를 예상하지 못하고 평소 양대로 만들었던 게 화근이었죠.” 박 씨는 코로나19로 홀 영업이 중지됐을 때 학우들로부터 큰 위로를 받았다고 말했다. “학교 근처에 왔을 때 일부러 들러서 포장해가거나, 힘내라고 쪽지를 주고 가는 친구들도 있었어요. 사장님 탓이 아니라며 응원해주더라고요. 정말 고마웠죠.” 코로나19 전 가장 그리운 모습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홍 씨는 여럿이 와서 떠들던 모습이라고 답했다. “모의재판을 하며 소리 높여 대화하던 친구들이 기억나요. 옆에서 지켜보면 재밌을 때도 참 많았어요.”

부부는 “델라가 언제 찾아와도 똑같이 있는 곳이길 바란다”고 전했다. 부부의 바람처럼 언제나 그곳에서 델라의 따듯한 마음과 달콤한 향기를 느낄 수 있길 기대해본다.
 

왼쪽부터 박영순 사장과 홍성환 사장
왼쪽부터 박영순 사장과 홍성환 사장
ⓒ사진/옥하늘 기자 sandra0129@skku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