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안준혁 기자 (btino516@skkuw.com)

제품과 예술의 전시를 통해 브랜드의 철학 보여줘

뮤지엄에서는 1970~90년대 출시된 제품 볼 수 있어

플래그십 스토어란 브랜드의 특색을 살려 그 정체성을 극대화한 매장이다. MCM Haus는 MCM의 플래그십 스토어로, 제품과 예술의 전시를 통해 브랜드의 철학을 보여주고 있다. 입구로 들어가자 샘바이펜 작가와 협업한 가방이 눈에 띄었다. 밝고 귀여운 제품들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명품 매장의 고풍스러운 이미지와 상반되는 듯했다. 이렇듯 뉴스쿨 럭셔리를 표방하며 MZ세대를 타깃으로 잡고 있는 MCM은 신선한 시도를 중심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이동헌 패션 컨설턴트와 함께 플래그십 스토어를 둘러보며 명품 브랜드의 변화를 느껴봤다.

 기자는 이 컨설턴트와 함께 3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며 플래그십 스토어를 둘러봤다. 3층 MCM 뮤지엄은 브랜드의 역사가 담긴 제품으로 조성된 공간이었다. 엘리베이터 근처 왼쪽 벽면에는 가죽을 세공하는 장인들의 사진이 걸려있었고, 안으로 들어가자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출시됐던 MCM의 제품이 보였다. MCM의 전통이 담긴 비세토스 패턴이 주를 이뤘다. 이 컨설턴트는 “오늘날 MCM을 상징하는 비세토스 패턴과 로고는 1976년 브랜드를 런칭한 당시부터 이어져 오는 상징”이라고 밝혔다. 현재 MCM의 주력 제품은 미니백과 백팩이지만, 뮤지엄에는 큰 크기의 가방들이 호텔 수하물 캐리어에 담겨 진열돼 있었다. 이 컨설턴트는 “과거에는 미니백과 백팩보다 위켄더나 트렁크 등 큰 여행용 가방을 주로 만들었다”며 “오늘날 미니백에 사용되는 디자인 역시 당시의 여행용 가방에서 비롯된 것이다”고 말했다. 2019년 큰 인기를 끌었던 베이프와의 협업 제품 역시 눈길을 끌었다. 

2층에서는 현재 MCM에서 판매 중인 제품을 살펴볼 수 있었다. 2021년 1분기 판매 제품들이 종류별로 진열돼 있었다. 이 컨설턴트는 “이번 시즌의 주제는 테크노 가든”이라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 어려운 상황 속에서 디지털 세계로 여행을 떠나자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세상 속의 홀로그램 꽃을 표현한 제품은 더욱 세련되고 미래적인 느낌을 준다. 이 컨설턴트는 “주로 스트릿 브랜드에서 활동하던 디르크 쇤베르거가 MCM의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부임하며 많은 변화가 생겼다”고 밝혔다. 

제품 각각의 디자인에 따라 다양한 스타일로 재해석한 로고 역시 인상 깊었다. 이 컨설턴트는 “젊은 소비자들이 로고의 잦은 노출을 꺼리는 점을 감안한 것”이라며 “새로운 형태의 로고를 제작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의 *PVC 소재보다는 생분해가 가능한 오가닉 코튼과 폴리우레탄을 이용한 제품 또한 눈에 띄었다. 이를 통해 친환경 마케팅에 앞장서는 MCM의 행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다시 1층으로 내려와 샘바이펜 작가와 MCM의 협업 제품을 둘러봤다. 샘파이펜 작가는 MCM 제품에서 사용되던 ‘MCM 래빗’, ‘MCM 라이언’, 'MCM 도그' 캐릭터를 ‘하루’, ‘헨리’, ‘빌헬름’이란 캐릭터로 익살스럽게 재해석했다. 정적인 형상의 기존 캐릭터가 생생하고 다양한 표정을 얻으며 활발하고 장난스러운 인상이 됐다. 특히 MCM 래빗을 재해석한 하루는 노란색과 보라색을 조합해 발랄하고 자유분방한 느낌이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 이 컨설턴트는 “MZ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샘바이펜 작가와 함께 작업하며 젊은 층에게 가까이 다가가려 한다”고 밝혔다.

그 외에도 5층과 6층의 루프탑에는 MCM Haus가 독일의 아트 갤러리 ‘쾨닉’과 협업한 개관전이 열리고 있었다. 이 컨설턴트는 “매장 방문객만큼이나 전시를 보러오는 고객 역시 많은 편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플래그십 스토어는 MCM Haus와 같이 복합문화공간으로 변모하며 브랜드 가치를 적극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PVC=폴리염화비닐(Polyvinyl chloride)의 약자로, 흔히 사용되는 플라스틱 또는 비닐의 일종인 유해화학물질.
 

비세토스 패턴의 MCM x 베이프 협업 제품들
사진 ㅣ 안준혁 기자
왼쪽부터 하루, 헨리, 빌헬름
사진 ㅣ 안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