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 패션으로 대두된 미세섬유 오염
가정 및 정부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바다가 온통 미세플라스틱으로 가득하고, 해양생물이 이에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은 이제는 일상이 됐다. 그러나 미세플라스틱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그리고 이들이 어떻게 환경을 오염하는지는 우리에게 새로운 충격을 준다. 합성섬유의 발달을 중심으로 미세섬유의 환경오염을 알아보자.

작지만 강한 오염물질, 미세플라스틱
눈에 잘 띄지도 않는 미세플라스틱 조각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미세플라스틱은 해수보다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을 100배 이상 높은 농도로 축적할 수 있어 독성 화학물질이나 *내분비교란물질을 흡착하고, 그 상태로 이동해 생태계를 교란한다. 또 미세플라스틱은 제조 과정에서 화학물질이 혼합되므로 폐기 시에 환경에 유출돼 독성물질로서 작용할 수 있다.
 
미세플라스틱이 노출되면 생태계는 교란되고, 해양생물이 섭취한 미세플라스틱은 인간에 의해 다시 섭취된다. 오염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미세플라스틱 발생의 출처를 파악해야 한다.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에 따르면, 미세플라스틱 오염의 약 35%는 합성섬유 제품을 세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3대 합성섬유
합성섬유는 인조섬유의 하나로, △나일론 △아크릴 △폴리에스터가 포함되며 이들은 ‘3대 합성섬유’로 불린다. 나일론은 오염에 강하고 내구성이 뛰어나다. 따라서 나일론은 △모자 △비옷 △재킷과 같은 야외 활동 의류에 쓰인다. 아크릴은 양모에 가까워서 모포와 편직물 제품에 사용된다. 또 뛰어난 *내광성과 보온성으로 천막에 사용되기도 한다. 폴리에스터는 옷의 주요 소재로서 합성섬유 생산 및 소비의 과반수를 차지한다. 또 특성상 구김 회복도와 건조도가 높고 *흡습성이 약해 셔츠에 적합하다. 
  
합성섬유와 패스트 패션
합성섬유가 발달함에 따라 패스트 패션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패스트 패션은 저가의 의류를 짧은 주기로 대량 생산, 판매하는 업종을 의미한다. 역사상 패스트 패션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옷의 주재료인 폴리에스터가 확산했기 때문이다. 또 저렴한 노동력 확보를 위해 개발도상국에 의류 공장이 지어지고 대량 생산을 통해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졌다. 
 
옷을 소비, 폐기하는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미세섬유’가 급증했다. 미세섬유는 합성섬유 재질의 옷에서 나오는 미세플라스틱으로, 전자현미경이나 팔로이딘 분자를 이용해 관찰되는 섬유 가닥이다. 미세섬유는 합성섬유로 된 옷을 소비할 때뿐 아니라 세탁하는 과정에서도 발생한다. 영국 플리머스 대학에 따르면 옷 한 벌을 세탁할 때 70만개 이상의 미세섬유가 나온다.
 
실현 가능한 해결책
미세섬유 오염 완화를 위해 가정에서는 물 온도를 낮추고 짧게 빨래를 돌리는 등 세탁 방법을 바꿀 수 있다. 영국 리즈대 연구팀은 이 방식으로 세탁했을 때 미세섬유 배출량이 최대 52% 줄어든다는 결과를 게재했다.
 
미세섬유 규제 법률도 제정될 필요가 있다. 프랑스 정부는 2025년부터 프랑스에서 판매되는 세탁기에 미세플라스틱 합성섬유 필터를 탑재하도록 했다. 전 세계적으로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인식을 고양하고 제정 필요성에 대해 논의할 시점이다. 
 
*내분비교란물질: 신체의 내분비 기능에 영향을 주는 체외 화학물질로, ‘환경호르몬’으로 알려짐 
*흡습성: 섬유가 대기중에서 자연히 수분을 흡수하는 성질
*내광성: 빛에 견디는 성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