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누군가의 글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럽다. 글 자체뿐만 아니라 글을 쓴 사람의 노력까지 감히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필자는 기사와 관련된 지식이 부족하고 기사를 쓴 기자의 과정과 노력에 대해 무지하므로, 기사에 대한 전문적인 의견을 표현할 수 없다. 따라서 글에 대한 필자의 생각보다는 성대신문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1년이 넘게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취재가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좋은 소재를 찾아 학우들에게 전달하려는 기자들의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다. 그들이 만든 성대신문은 다양하고 방대한 정보를 포함한다. 평소에 알지 못했던 다양한 학문을 기자의 시각에서 풀어내고 현재 이슈가 되는 사회 현안에 대해 파헤친다. 물론 학보의 가장 기본이 되는 학내사안에 대해서도 건강한 정보를 전한다. 학교에서 활동하는 학우들뿐만 아니라 사회의 일원이 된 동문들의 이야기도 생생하게 전달한다. 기사를 작성하며 느꼈던 기자의 생각과 신문을 책임지는 편집장의 개인적인 사고도 엿볼 수 있는 재미가 있다. 

다양한 소재로 구성된 성대신문의 모든 기사들은 마치 자로 잰 듯이 정렬돼 있다. 기사가 전달하는 정보와 글을 쓴 기자는 다르지만 모든 기사의 형식과 배치는 동일하다. 지금 유행하고 있는 문화, 사회, 학술의 내용을 다룰 뿐 일러스트의 위치, 기사, 인터뷰 모두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마치 빈 공간을 채워 지면을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정해진 공간에 기사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처럼. 기자는 본인이 작성한 기사 내용에 대해서만 온 힘을 쏟아버린 탓에, 자신의 기사가 독자들에게 전달되는 형태에 대해서는 큰 고민을 하지 못한 듯하다. 

많은 사람들은 종이신문의 종말을 이야기한다. 더욱이 학보의 위기는 최근에 대두된 문제가 아니다. 이는 신문을 만드는 기자와 편집인이 더욱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기자들은 기사의 변화를 꾀한다. 더 나은 소재를 찾고, 더 좋은 기사를 쓰기 위해 노력한다. 관련된 내용을 열심히 공부하고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을 인터뷰한다. 이렇게 점점 성장하고 있는 기사의 질과는 달리 기사의 배치와 형태는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즉, 그들이 힘들게 작성한 기사를 독자들에게 전달할 방법에 대해서는 크게 고민하지 않는다. 그저 무수히 많은 텍스트로 가득 채워진 지면은 디지털 난독을 호소하는 우리들에게 부담스러운 형태이다. 그렇다고 긴 글을 잘 읽지 못하고 싫어하는 독자를 탓할 것은 아니지 않은가.

사람들이 신문을 찾지 않아서가 아니라 신문이 사람들을 찾지 않는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신문의 변화는 더디게 이뤄진다. 변화는 항상 귀찮음을 동반한다. 또한 변화는 기존의 관행과 맞서야 한다. 그렇지만 대학생이기에, 젊기에 실행할 수 있는 다양한 변화를 시도해 보는 것은 어떨까. 독자의 눈을 사로잡을 수 있는 신선한 시각적인 요소를 추가하거나, 긴 기사를 함축하는 짧은 요약을 덧붙이는 것처럼 말이다.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는 부분보다 부족한 부분을 채워 넣을 수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 독자를 찾아가는 성대신문이 되길 바라며, 성대신문의 무한한 발전을 기대해 본다.
 

박주성(전자전기 16)
박주성(전자전기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