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신재우 기자 (shin2roo@skkuw.com)

신문사에 처음 들어와 첫 기사로 지면에 발을 내디뎠을 때 적잖게 당황했다. 성대신문에는 나의 이야기나 문장이라고 할만한 흔적을 하나도 남길 수 없음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기사의 형식을 띤 글은 결코 나의 글이라고 부를 수 없는 것이었고 나는 혼란스러웠다. 당시에 나는 지면에 내 이야기를 쓸 기회가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소망하기도 했다.

작년 수습기자 시절 작성한 나의 좌우명은 '오늘을 살아갈 용기를, 내일을 마주할 의지를'이다. 막상 성대신문사 일을 시작하고 보니 '용기'와 '의지' 정도로는 기사가 완성되지 않았다. 그것은 나에게 신문사로 출근할 정도의 힘과 키보드 앞에 앉게 만드는 강제성 정도를 주었고 그 외의 것은 모두 주변 사람들에게 빚진 셈이 되었다. 성대신문사의 내 자리에 앉아 밀려들어 오는 인터뷰이의 답변지와 부서원들의 피드백을 받으면 그제야 나는 기사를 쓰기 시작했다. 용기와 의지보다는 그들의 덕을 봐서 겨우겨우 기사 마감을 해냈다고 볼 수 있다. 처음 내 기사를 맞이했을 때 낯설었던 이유를 깨달았다. 내 기사는 신문사의 동료들과 나의 취재에 협조해준 모든 이들의 이야기였다. 지금의 나는 한때 소망하던 이 공간에 내가 빚진 수많은 사람의 이름을 수놓고 싶다. 

기사를 작성하는 밤이면 노트북 앞에 앉아 내가 쓴 문장들 사이의 공백에서 끊임없이 유영했다. 그럴 때마다 내 기사의 그 무수한 빈틈을 채워준 것은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준 사람들이었다. 이번 1674호의 명륜이, 율전이 인형 기사도 우리 학교 대외협력처와 학생 단체인 청랑의 협조 없이는 완성할 수 없었다. 아직 출시되지 않은 명륜이와 율전이 인형을 대여해준 것도 청랑이다. 내가 한 일은 고작 그들의 목소리를 키보드에 옮기는 일. 작년에 작성한 의과대학 관련 기사에 큰 도움이 된 A 학우부터 늦은 시간에 길 한가운데에서 인터뷰에 응해준 안심귀가 스카우트까지, 그들의 목소리로 내 기사가 이뤄졌다. 한편, 나의 기사에 힘을 보태준 이들에게 미안함이 들기도 한다. 그들이 성심성의껏 보내준 답변지와 음성들을 온전히 기사에 옮기지 못했다고 이 자리에서 솔직하게 고백한다. 여건이 되었다면 그들의 답변 전문을 기사로 쓰고 싶었다. 하지만 한정적인 지면 사정으로 생긴 일이니 내가 신세 진 여러분들이 이해해주기를 바란다. 대신 한 번뿐인 나의 취재 후기에서 그들에게 나의 미안함을 전부 담았다. 

내 취재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누구보다 먼저 도와준 나의 친구 강상우, 장세훈에게 특히 고맙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이름을 내 성대신문 이메일에 선뜻 내어준 나의 고양이 이루에게 감사를 표한다. 용기와 의지를 담아 그들에게 이 글을 전한다.
 

신재우 기자 shin2roo@skkuw.com 
신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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