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수빈 기자 (tvsu08@skkuw.com)

갑자기 찾아온 바이러스로 인해 모든 외부 생활이 중지되었다. 입시를 끝내고 처음으로 스스로를 위한 시간을 갖게 되었지만,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조차 알지 못했다. 공부나 대외활동 등의 희미한 의무들은 뒤로하고, 피아노만 연주하며 한 학기를 보냈다. 그렇게 오선지만 붙들고 있던 도중, 문득 무의미하게 사라지는 시간이 허무하다고 느꼈다. 먼지에 뒤덮이는 듯한 하루하루였기 때문이다.

이제 먼지를 털어내고 다시 삶을 살아가고 싶었다. 바이러스를 핑계로 아무것도 도전하지 않는 게으름을 멈추고자, 성대신문에 첫 발을 내디뎠다. 문화부 준정기사로서 방중 활동을 하고 있는 지금, 온라인 미팅으로 인해 환경의 변화가 생기지는 않았다. 하지만 성대신문으로부터 얻은 활력과 동료들, 그리고 사소한 성취감이 다시 나를 살아가게 했다.

여전히 나는 밖을 나가지 못한 채, 방에서 피아노를 치고 문건을 작성하는 아주 단순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더는 먼지에 뒤덮인 것만 같은 기분을 느끼지 않는다. 가장 좋아하는 시의 한 구절처럼, 먼지투성이의 푸른 종이는 푸른색이고, 어떤 먼지도 그것의 색깔을 바꾸지 못한다는 것을 이젠 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