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주성 기자 (pjs970726@skkuw.com)

열악한 환경에 맞서 싸운 광부들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관심 필요해


'광부도 사람이다. 인간답게 살아보자.' 1980년 4월 21일부터 24일까지 *동원 탄좌 사북광업소에서 광부들이 외치던 구호다. 당시 광부들의 작업환경은 매우 열악했다. 갱도 안은 탄진으로 가득했고, 지열로 인해 광부들은 땀범벅이 되기 일쑤였다. 특히 1970년대 석유파동 사태로 석탄이 제1에너지원이 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사북항쟁에 참여했던 사북민주항쟁동지회(회장 황인오) 이원갑 명예회장은 “'석탄 증산 보국'이라는 이름으로 광부들을 위한 안전사고 대비는 뒷전이었다”고 전했다. 또한 "배운 것이 없고, 가진 것이 없고, 의지할 곳이 없는 광부들의 처지를 기업주들은 잘 알고 있었지만 석탄 생산량을 늘리는 데에만 몰두했다"고 덧붙였다.  

사북항쟁의 불씨는 부정선거로 얼룩진 노동조합(이하 노조) 지부장 간접선거였다. 이를 통해 선출된 지부장이 광부들의 열악한 환경을 대변하지 못하자 광부들은 직선제를 요구했으나 선거는 계속해서 지연됐다. 동시에 최저생계비 기준에 맞춰 약 40%의 임금 인상을 요구했으나, 노조 지부장 직무대리인의 단독 결정으로 20%의 임금 인상에 그침에 따라 광부들의 투쟁이 시작됐다. 

예정됐던 1980년 4월 21일 오후 2시, 집회를 하러 나온 광부들은 경찰로부터 집회가 불허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광부들과 경찰 간 언쟁이 벌어졌다. 이 명예회장은 “광부들과 경찰이 대치하는 상황에서 경찰이 차로 광부들을 치고 달아났다”며 “당시를 기점으로 광부들의 투쟁은 폭력화됐다”고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광부들과 경찰의 대치가 사흘간 이어진 후, 협상을 통해 사태가 마무리되는 듯했다. 하지만 5월 6일 신군부는 광부 대표 13명을 사북 읍사무소에서 체포했다. 이 명예회장은 “정선 경찰서에서 모진 고문을 겪었다”며 “아직도 고문 후유증으로 인해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2008년 제1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위원회(위원장 안병욱)는 ‘국가는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보상해 피해자들이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하지만 이 명예회장은 “개인적인 명예는 회복됐지만, 사북이라는 지역에 대한 오해를 풀고 사북항쟁 자체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명예회장은 “앞으로 노동자들이 기업주와 정부를 믿고 평화로운 일터에서 일할 수 있는 공정한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며 “이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대학생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올해로 40주년을 맞은 사북항쟁을 재조명하기 위한 라디오 다큐멘터리 '1980년 사북'은 다음달 18일까지 평일 오후 7시 38분 MBC강원영동 라디오를 통해 방송된다.

*동원 탄좌 사북광업소=강원도 정선군 사북읍에 있는 탄좌. 2004년에 폐광됐다. 
 

이원갑 명예회장사진 I 박주성 기자 pjs970726@skkuw.com
 이원갑 명예회장
사진 I 박주성 기자 pjs970726@skkuw.com
재판 사진.사진 I 박주성 기자 pjs970726@skkuw.com
재판 사진.
사진 I 박주성 기자 pjs970726@skkuw.com
민주화운동관련자증서. 사진 I 박주성 기자 pjs970726@skkuw.com
민주화운동관련자증서.
사진 I 박주성 기자 pjs970726@skkuw.com
옛 동원 탄좌 사북광업소, 현재는 사북 탄광문화관광촌이다. 사진 I 박주성 기자 pjs970726@skkuw.com
옛 동원 탄좌 사북광업소, 현재는 사북 탄광문화관광촌이다.
사진 I 박주성 기자 pjs970726@skkuw.com
사북광업소 위에 밝게 비친 하이원리조트. 사진 I 박주성 기자 pjs970726@skkuw.com
사북광업소 위에 밝게 비친 하이원리조트.
사진 I 박주성 기자 pjs970726@skkuw.com
옛 동원 탄좌 수직갱도타워.사진 I 박주성 기자 pjs970726@skkuw.com
옛 동원 탄좌 수직갱도타워.
사진 I 박주성 기자 pjs970726@skkuw.com
석탄산업전사 기념비. 사진 I 박주성 기자 pjs970726@skkuw.com
석탄산업전사 기념비.
사진 I 박주성 기자 pjs970726@skku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