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코로나19 사태는 당연했던 사람 사이의 교류를 많이 지웠습니다. 다같이 동방에서 공부하다 공부하기 싫다며 조잘대던 순간 같은 것들이요. 

‘만나지 못함’은 일상뿐만 아니라 봉사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봉사에서 ‘사람과 사람의 시너지’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기 때문입니다. 많은 학우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봉사활동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소미 내에서도 ‘타인을 돕는 보람돼서’, ‘사회의 일원으로서 의무라서’ 등 각자 봉사하는 동기가 다르니까요. 저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 배우고 싶어서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만큼 봉사에서 ‘사람’이라는 요소는 저에게 굉장히 크게 다가옵니다. 

봉사활동에도 금전적인 기부, 만들기 등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저는 사람을 직접 만나 교감하는 대면 봉사를 무척 좋아했습니다. 다소미 대원들과 5박 6일간의 멘토링을 위해 약 한 달간 인문관 동방에서 한 회의부터 멘티 친구들에게 다음에 또 오겠노라 울면서 약속한 날까지 제 시간은 사람으로 가득 찼으니까요. 참 다양하고 사소한 걸 배웠습니다. “알라쌤(제가 코알라를 닮아서요)은 캥거루가 좋아요, 원숭이가 좋아요?”라는 멘티의 질문에 “둘 다 좋은데 네가 제일 좋아”라고 대답하는 능청스러움과 부대장이 대표로 고기를 구우면 얼만큼을 부대장에게 남겨놔야 하는지 같은 거 말입니다. 

누군가는 다소미 대원으로서 약 280시간의 봉사를 하며 느낀 게 고작 그런 것이냐고 되묻겠지만 너무나 소중한 배움이었습니다. 나이와 성별, 가치관 등이 모두 다른 사람을 오감을 활용해 나와 동등하게 대하는 방법을 배웠기 때문입니다. 나와 ‘다른 기준’으로 나와 ‘동등하게’ 기분 상할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걸 매 순간 잊지 않는 것이요. 하지만 이런 ‘사람 사이의 호흡’이라는 요소가 줄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당연히 오갔던 말과 행동을 지금은 할 수 없으니까요. 멘티들의 문제집을 채점해주면 동그라미가 너무 못생겼다며 다시 그려달라고 하는 아이들의 칭얼댐이나 간식으로 나온 초코빵과 크림빵 중 초코빵이 더 맛있다고 말하라고 저에게 대롱대던 아이들의 매달림 같은 것들이요. 물론 화상 회의 프로그램을 통한 비대면 멘토링이 기획됐습니다. 이렇게라도 봉사를 진행할 수 있어 다행이지만 모순적이게도 비대면에 적응해가는 게 슬프다면, 그건 제 욕심일까요. 

늘 그렇듯 다소미도 새로운 방법을 찾아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예정입니다. 하지만 저는 다 같이 한자리에 모여 사고하고, 대화하며 서로를 공유하던 시절이 돌아오길 기다립니다.
 

석윤주(글리 19)
석윤주(글리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