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주성 기자 (pjs970726@skkuw.com)

반촌사람들-무대뽀 핫도그

 학생들에게 부담 없는 간식을 만들어 주고파
“추억 팔이 할 수 있는 편안한 가게 되길”

지난 14일 한창 출출한 시간 오후 4시, 네 명의 학우가 허기진 배를 달랠 간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기다랗고 통통한 핫도그가 기름에 빠지자마자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학우들이 기다리던 핫도그가 완성되고, 6년째 자과캠 후문에서 우리의 간식을 책임지는 ‘무대뽀 핫도그’ 양혜진(44) 사장과 잠시나마 이야기를 나눴다.

무대뽀 핫도그는 학우들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2015년 3월부터 우리 학교 후문에 자리 잡았다. 우리 학교 근처 치킨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양 씨는 학교 주변에 학우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간식거리가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학생들이 간단하고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간식이 없었어요. 그래서 큰 핫도그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했죠.” 하지만 그가 장사를 시작한 초창기에는 일정하지 않은 매출 때문에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처음에는 들쑥날쑥한 매출에 적응하지 못했어요. 방학 때는 너무 한가해서 걱정이 앞서기도 했죠. 학기 중에는 더할 나위 없이 바빠서 몸도 많이 힘들었어요.” 지금은 상황에 따라 예측하고 준비해 잘 적응했다고 말했다.

무대뽀 핫도그는 처음부터 지금의 자리에서 시작한 것은 아니다. “첫 가게는 원래 하나의 점포를 두 가게가 나눠서 사용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매우 좁고 불편했죠”라며 그가 가게를 옮긴 비화를 터놓기 시작했다. “맞은편 커피숍 사장님께서 더 넓은 자신의 건물로 잠시 이전해볼 것을 제안하셨어요. 그래서 가게를 처음으로 옮겼죠.” 그러나 잠시 옮긴 건물은 곧 재건축을 하게 됐고, 8개월 동안 가게를 비워야 했다. “잠깐 쉴까도 고민했지만 그 기간 동안 수입이 없다는 점 때문에 결정이 쉽지만은 않더라고요”라며 그가 지금의 자리로 이사를 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곳 메뉴판에는 수많은 핫도그가 준비돼 있다. 양 씨는 “다른 곳 메뉴를 참고하거나 직접 개발하기도 하고, 학생들에게 기발한 조언을 얻은 것도 있다”며 다양한 핫도그를 개발하는 데 힘을 쏟는다고 전했다. 추천메뉴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많은 핫도그들 중에서 ‘볶음밥 핫도그’를 꼽았다.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메뉴는 아니에요. 하지만 다른 핫도그보다 고소한 맛이 일품이죠. 게다가 만드는 데 시간과 재료비도 가장 많이 들어가는 핫도그예요”라며 학우들에게 다양한 핫도그를 맛볼 것을 권했다. 무대뽀 핫도그만의 특징은 핫도그와 소스의 조합이 수십 가지라는 점이다. 그는 학우들이 치즈 소스를 가장 많이 찾는다며, 다른 곳의 치즈 소스와는 달리 느끼하지 않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했다. “치즈 소스에 불닭 소스를 한 줄 추가하면 더욱 맛있어요”라며 잘 알려지지 않는 조합도 추천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은 누구냐는 질문에 양 씨는 쉽사리 답하지 못했다. 그는 “아주 많아요. 한 명만 언급하기가 쉽지 않네요”라며 어렵게 답변을 이어나갔다. “입학했을 때부터 알아왔던 친구가 있어요. 그가 군대에 다녀오고 졸업할 때까지 이곳에서 지켜봐왔죠. 이번에 SK하이닉스에 취업했다는데 마치 제 자식 장가보내는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양 씨는 지금도 가끔 안부를 묻고 찾아와주는 그에게 고마움을 느낀다며 웃으며 말했다. 

양 씨는 “사람들이 흔히 학교 앞 분식집 떡볶이를 그리워하잖아요. 그것처럼 학생들이 훗날 추억 팔이 할 수 있는 가게가 됐으면 좋겠어요”라며 학우들에게 오랫동안 기억에 남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난 1월부터 지속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때문에 학우들과 만날 일이 줄어들었다며 아쉬워했다. 하루빨리 배고픈 학우들로 북적대는 무대뽀 핫도그로 되돌아가 모두에게 오랫동안 추억의 가게가 될 수 있길 기대해본다.
 

무대뽀 핫도그 양혜진(44) 사장
사진 | 박주성 기자 pjs970726@

 

무대뽀 핫도그 전경.
사진 | 박주성 기자 pjs97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