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학보를 안 읽는 사람을 탓할 게 아니라 학보를 읽고 싶게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니야?” 지난 서울여대학보를 발행한 후 비수가 되어 꽂힌 말이다. 요즘 학보를 누가 읽는지 묻는 가시 돋은 질문에도 무관심한 학우의 무지몽매함이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원인은 독자가 아니었다. 그의 말처럼 결국 학우들에게 선택받지 못한 학보는 의미가 없었다. 독자층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지 않은 학보는 읽히지 않고 버림받는다. 

 주 독자층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본인이 성대신문 1656호를 펼쳤을 때 FYE프로그램 개편에 대한 보도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이 외에도 인사캠 인조잔디 공사, 성대 농구부 준우승, 학내 특강 등으로 구성된 보도 면은 3주간의 휴간이 무색하게도 지난 학내 사안을 한눈에 담아냈다.

 다만 1655호에 보도된 도전학기제와 전학대회를 심층적으로 다루며 지나치게 힘을 줬던 탓일까. 1656호에서는 전반적으로 독자층 이해가 부족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성대에 재학하는 학우에 이입해 1면을 봤을 때, 성급한 보도는 아니었는지 조심스레 말해본다. 본격적으로 FYE프로그램이 도입된 후 2020학년도 신입생 설문조사와 함께 제도를 진단했다면 더욱더 유의미할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있다. FYE프로그램 개편은 2020학년도 신입생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이번 학기 재학생들보다 내년 신입생들에게 필요한 보도였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변경되는 사안을 쉽게 정리하고 학내 여론을 골고루 담은 점은 훌륭했다. 다음 해 개편된 교육과정이 적용된 후 신입생들의 의견이 반영된 후속 기사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2면 보도에서는 성대 공식 커뮤니티 ‘스꾸터’ 활성화를 조명했다. 이 기사 또한 독자에게 설득력이 부족했던 점이 안타깝다. 해당 기사에서는 저조한 ‘스꾸터’ 이용률 해결방안을 적극적인 홍보를 중점으로 풀어냈다. 그러나 이보다는 학우들이 이용할만한 유익한 정보의 부재가 더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총학생회장이 언급했던 막연한 졸업생 유치와 데이터 축적 계획도 구체적으로 짚고 넘어갔다면 이용이 저조한 ‘스꾸터’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에 집중할 수 있지 않았을까.

 성대신문의 기사 구성과 내용의 깊이는 어느 한구석 나무랄 데가 없다. 그러나 주 독자층의 시선에서 바라본다면 소재를 선정하고 내용을 구성하는 노력은 미흡했다. 이를 독자와 연관성 있고 맥락적인 콘텐츠로 정서적인 교감을 이룰 수 있다면 읽고 싶은 학보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뉴스의 시대>의 저자 알랭 드 보통은 ‘다루기 힘들지만, 언론인의 역할은 가장 중요한 이슈를 가능한 한 가장 재미있게 만드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의 말처럼 신문이 독자의 흥미를 끌어 학보를 집었을 때 훌륭한 기사로 사안의 본질에 대해 깊이 독자가 생각할 기회를 제공한다면 성대신문의 역할이 가장 효과적으로 발휘된다고 믿는다. 

 학보의 존재 이유는 학우이며 우리는 그들을 위해 존재했고 대변했다. 그렇기 때문에 학보는 학우들의 관심에 더욱 귀 기울이고 소통해야 한다. 독자가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와 들어야 하는 이야기가 항상 일치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이 중 하나를 선택하는 과정 또한 험난하다. 둘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연습해야 하고 이는 비단 서울여대학보만의 고민은 아닐 것이다. 독자의 마음을 공략하는 성대신문이 되길 바라며 성대신문을 만들어온 기자들을 온 마음을 다해 응원한다.

서울여대 정세진 편집장
서울여대 정세진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