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기황 (rlghkd791@skkuw.com)

참치를 이용해 참치 통조림을 만들지만, 참치를 보지 않고 참치 통조림만 본 사람은 참치의 본 모습을 알 수 있을까? 아마도 아닐 것이다. 기사 역시 마찬가지다. 독자들은 기사를 통해 진실에 다가갈 수는 있겠지만 진실에 도달할 수는 없다. 기자는 객관을 수집하고 그것을 주관으로 가공해 객관적인 양 세상에 내놓는다. 참치 통조림을 참치를 본 모습을 보여줄 필요는 없지만, 기자는 기사를 통해 독자들이 세상의 진실에 다가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내가 수습기자일 때 가장 먼저 썼던 글이 ‘바른 기자상’이었다. 지난해의 나는 진실만을 보도하는 기자가 올바른 기자상이라고 거침없이 말했다. ‘나는 진실만을 보도하는 기자였을까?’ 취재 후기를 통해 스스로에게 던져 보는 질문이다. 나는 지금까지 쓴 18개의 기사가 진실만 담았다고 자신하지는 못하겠다. 모든 취재 내용을 기사에 모두 담는 것은 불가능했다.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때로는 어떻게 그려내냐에 따라 기사는 달라졌다. 나의 선택이 옳은 것인지 의심을 가질 때도 있었다.

다행스러운 건 이 모든 것이 혼자 감당해야 하는 짐은 아니었다. 우리는 객관의 탈을 쓴 주관적인 글만을 전달할 수밖에 없지만, 성대신문에 실리는 모든 글이 진실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워지기 위해 신문사 모든 구성원이 짐을 나눴다. 기자들은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 회의를 하고 교열을 본다. 내가 가공한 객관이 더욱더 진실에 가까워지기 위해서, 우리가 가공한 객관이 더욱 더 진실에 가까워지기 위해서. 우리는 서로가 서로의 짐을 나눠 짊어졌다.

 나는 지금까지 객관적 세계를 주관적 필터를 거쳐 정제한 18개의 가공품을 우리 학교 구성원들에게 내놓았다. 그 18개의 가공품이 진실을 얼마나 대변할 수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진실을 대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나의 땀과 함께 짐을 나눠진 신문사 구성원들의 땀이 헛되지 않기를 소망한다. 독자들에게 진실의 본질을 온전히 전달하지 못하지만, 본질을 전달해야한다는 모순적인 죄의식과 함께 취재후기를 마친다.

박기황 기자rlghkd791@skkuw.com
박기황 기자
rlghkd791@skku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