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철현 기자 (harrypark369@naver.com)

인터뷰 - 인사이트플랫폼 남민정 대표

사진 l 박철현 기자 gratitude@skkuw.com
사진 l 박철현 기자 gratitude@skkuw.com

우리나라에서 세계로 시야를 넓히면 한식은 누군가에게 에스닉 푸드다. ‘한식의 세계화’의 답을 ‘에스닉 푸드’ 관점에서 찾기 위해 한양대·숙명여대 관광학부 겸임교수이자 외식 컨설팅 사업을 하는 인사이트플랫폼 남민정 대표를 만났다.

신기성과 친숙함 사이 에스닉 푸드 … 지금이 세계화의 적기
음식, 맛 외 문화적 이질감 줄이는 한식당 필요해

기존에 국가적으로 추진한 ‘한식의 세계화’의 문제점 및 한계는 무엇이었나.

프로젝트를 추진한 쪽이 정부다 보니 실무적인 부문이 현실과 괴리가 있었다. 민간은 상품을 만들고, 정부는 이를 정책적으로 지원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다. 본디 업계와 학계 사이 거리가 먼 외식업의 문제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세계화에 성공한 태국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세분화된 프로그램과 규모 있는 지원이 있었다. 따라서 민간과 정부가 *컨소시엄을 이루고 이를 토대로 한 시스템과 지원을 마련해야 한다.

외국에서 에스닉 푸드로서 한식의 현 위치는.
이론적으로 사람은 새로운 것을 원한다. 그러나 동시에 친숙함이라는 안정을 추구한다. 에스닉 푸드는 이러한 신기성과 친숙함 사이에 존재한다. 신기성을 추구하는 것이 인간의 기본 욕구지만 최소한의 친숙함이 있어야 새로운 대상을 경험하고자 하는 의지가 나타난다는 것인데, 현재 한식이 그 위치에 있다. 한식은 10년 전만 해도 신기성이 두드러진 음식이었다. 그러다 최근 한류 열풍으로 외국인에게 한국이 더욱더 익숙해졌다. 에스닉 푸드 관점에서 지금이 한식을 세계화하고 상품화하기에 적기라고 생각한다. 

외국인의 한식당 방문을 늘리기 위한 방안은.
외국인이 한식당 방문을 회피하게끔 만드는 것은 ‘문화적 차이’이다. 음식의 맛은 당연히 낯설 것을 예상하지만 식기 사용법이나 좌식문화 같은 문화적 요소는 그들을 당황케 한다. 외식상품은 복잡한 상품이어서 △식기 △음식 △음악 △인테리어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좋은 식사 경험을 했다’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외국인에게 이질감이 들 수 있는 회피요인을 잘 조정한다면 반대로 한식당을 찾는 촉진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문화적 요인을 고려해, 가격 대비 식사 가치를 높인 식당은 ‘모던 한식당’의 모습을 하곤 한다. 한식 자체가 신기성이 큰 에스닉 푸드이기에 외국인에게 친숙함을 느끼게 할 문화적 완충을 고려한 것이다. 

해외에서 한식을 현지화시킬 수 있는 방안은.
현지인이 한식당을 운영하기까지를 현지화라고 한다면 음식의 매뉴얼화가 요구된다. 우리나라 외식업에 조리법이 정착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매뉴얼화는 거의 필수가 됐다. 마찬가지로 외국에서 한식업이 성장하고 누구나 한식을 만들 수 있으려면 당연하게도 시스템이 정착돼야 한다. 그 기본은 매뉴얼화라고 생각한다.

세계화된 한식의 미래는.
소비자는 신기성과 친숙함 사이에서 에스닉 푸드를 찾기 때문에 한식이 외국인에게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신기성을 따라 ‘현지 정통’에 가까운 한식을 요구하는 소비자가 늘어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베트남 음식이 그러하듯 말이다. 다시 말해 미국을 예로 들어 뉴욕과 같은 대도시 말고도 중부의 텍사스에 가도 한식당이 있을 만큼 한식이 대중화된다면, 시장은 모던 한식당, 정통 한식당 등으로 세분화될 것으로 생각한다.

*컨소시엄=공통의 목적을 위한 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