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됴코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갱

일본 최고 명문이라 일컬어지는 도쿄대학의 교육을 ‘바보 만들기’로 꼬집은 교육 에세이가 출간됐다. 저자는 무지막지한 주입식·암기식 교육을 받으며 자란 학생들을 크기가 고려되지 않은 체 내용물이 따라진 ‘찾잔’에 비유하며, 학력저하와 교양교육의 붕괴로 인한 대학 교육의 허와 실을 꼬집는다. 일본을 지적 망국의 길로 이끄는 문부성을 해체하고 대학의 자율권을 회복하자는 그의 주장이 과연 현실적인 최선의 방법인지는 더 논의해봐야 할 것이나, 분명 그의 신랄한 비판은 이미 교육에 실망해버린 독자들에게 통쾌함을 느끼게 해준다.
(청어람미디어, 13000원)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민주화 이후 과연 달라진 것이 무엇이냐’는 회의적인 질문에서 시작한 이 책은 우리의 정치문화가 선거전문가들의 쟁투장으로, 국민들의 불신과 불참여로 특징지어지는 현상에 대해 분석·비판하고 있다. 자유의 열정들이 이 땅에 민주화를 가져오긴 했지만, 보수적 양당체제만이 이어진 역사를 거치는 동안 한국민주주의는 서민과 노동을 배제하고 사회통합의 가능성을 점점 멀어지게 하는 등 점점 무력해지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정당구조와 시민의 민주화로 현실을 타개하자는 최 교수의 주장은 결국 이렇게 요약된다. “정치를 정치답게 만드는 것이 대안이다”
(후마니타스, 12000원)

『명화와 의학의 만남』

예술과 과학은 결코 이을 수 없는 별개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작가는 그림이 감성으로만 그려진 것이 아니며 그 속에는 화가의 능력, 기숙, 그 시대의 문화적인 상황 그리고 화가의 인생 철학이 배어 있음을 읽을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그림 속에서 화가가 지닌 질병, 그림 속 주인공의 의학적인 병을 설명해 낸다. 이 책은 자살과 타살, 성욕과 강간 등의 여러 대표적인 작품을 통해 화가의 정서적인 측면까지 다루고, 우리가 그동안 느껴온 단순한 그림의 의미보다 시대와 의학을 담고 있는 명화에 다가가게 만든다.
(예담출판사, 16500원)

『서러워라, 잊여진다는 것은』

사실과 허구사이의 미묘한 줄타기. 작가는 이전 작품 『불멸』과 『나, 황진이』에서 그랬던 것처럼 또다시 역사적 사실과 상상력을 조화시켜 소설을 엮어내고 있다. 김만중과 장희빈의 대결, 그리고 젊은 소설가와 소설광의 만남 등을 줄거리로 그 당시 정치적 격변, 소설가의 현실 등을 행간에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내용을 따라가며 정신없이 책을 읽어 가는 동안에 생각지도 못했던 성과들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역사소설이라 자칫 무겁게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저자 김탁환 특유의 흡입력으로 작품 속에 독자들을 몰입시킨다.  
(동방미디어, 8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