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24시간 사회’에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을까. 현대사회에서 시간은 금보다 소중하다. 시간 약속은 그 사람의 신뢰성을 상징하게 됐고 어떤 경제학자는 시간을 화폐단위로 계산하기까지 한다. 시간의 단축과 편의를 위해 첨단 기술들이 동원돼 발명품이 쏟아져 나옴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옛 조상보다 더욱 바쁘고 여유가 없는 것은 현대사회의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시대에 진정한 시간의 의미와 느림을 외치는 책들이 바쁘게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무수히 쏟아지는 것은 또 하나의 시대 흐름이 아닐까.

모순 속에 혼란을 겪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시간의 역사를 흥미 있게 진전시킨 책이 『시간의 발견』이다. 이 책은 고고학, 심리학, 과학자 등 총 8명의 저자들이 11가지 주제에 참여해 다양한 시간의 개념을 과학적으로 다루고 있다. 시간을 처음 측정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추측항법, 우리 내부의 시계까지 미쳐 생각지도 못했던 자연 속의 시간들을 각분야의 전문가들이 소개하고 있다.

반면 『시계 밖의 시간』은 시간의 개념을 철학적으로 접근한 책이다. 작가는‘지금’에서 시작해 ‘미러, ‘죽음’까지 근접하고 마지막으로는 작가 자신의 철학이 담긴 ‘야성의 시간’을 외친다. 전체적으로 자연을 통해 야성에는 시계가 존재하지 않으며 인간의 사유로부터 시작한 시간의 의미가 시대와 사회 그리고 구성원들에 의해서 어떻게 다른지를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 두 책과 다르게 『시간은 어떻게 인간을 지배하는갱는 단지 시간을 객관적인 통계를 통해 경제학적으로 풀어나간 책이다.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의 빠르기와 성급한 성격을 지표로 분석하고 국가별로 구분한 이 책은 시간의 개념을 현대의 시각에 맞춘 책이다. 자신의 환경에 따라서 변화될 수 있는 심적 시간은 경제지표와 기후 등의 요소가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를 통해 삶의 속도를 조절하고 시간에 지배당하지 않는 법을 가르쳐 준다고 작가는 말한다.

성급한 성격과 사회의 빠른 속도 속에서 우리는 시간의 개념을 말하는 것만으로는 제대로 시간의 통제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그래서‘느림’을 생각하게 된다.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1, 2, 3』은 천천히 사는 인생이 더욱 즐겁다는 것을 가르치는 책이다. 작가는 느리게 사는 방법을 자신의 경험과 삶을 통해 평범한 삶과 내부에서 음미할 수 있는 삶을 살길 권유한다. 시간에 쫓기지 않기 위해서 한가로이 거닐기, 듣기 그리고 꿈꾸기 등 흔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쉬운 방법과 자신이 처해있는 문화적 상황에 맞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범람하는 시간에 관한 책의 흐름 속에 『느리게 사는 즐거움』이란 책도 나왔다. 앞의 책들과 비교해 이 책은 펼쳐 드는 순간, 짧은 문구들의 집합으로 단순한 논리를 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내용면에서 작가 특유의 철학보다 단순하고 구체적인 사항들을 나열해 삶의 방법을 제시한 것은 자칫 지루하고 진정한 ‘느림’의 흥미를 떨어뜨릴 수 있다.

시간은 매우 상대적인 개념이라 우리에게 용기만 있다면 시계를 벗어버릴 수 있을 것이다. 용기를 키우고 진정한 시간의 의미와 느림의 의미를 전달해 주는 적절한 책을 만난다면 우리는 시간을 되돌려 인생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송진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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