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이 시의 초고는 20175월 성남 중원경찰서에서 태어났다. 경찰서 2층의 좁다란 계단 위 발코니의 벤치에 앉아 쉬던 중, 불쑥 나에게 찾아왔다. 그 날, 버스는 코끼리의 소리를 내었으며 지친 승객들을 닮아가고 있었고, 짓밟은 담배의 불씨가 내게 항의했다. 음주단속을 하던 중 잎새 뒤편에서 사이렌 소리가 기어 나왔고, 어린 가로수는 어미를 찾고 있었다. 잊고 싶지 않아 무전기에 적어 두었다.

처음으로 시를 쓴 것은 2011,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무언가를 끼적거려 왔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라 당황스럽다. 소감을 쓰는 지금까지도, 이것은 어떤 신비한 종류의 행운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어두컴컴한 노트 속에서 지내왔고, 앞으로도 평생 빛을 보지 못할 내 시들에게 조금은 미안함을 덜었다.

소중한 시간을 덜어내 졸작을 읽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해드리고 싶다. 나의 소중한 사람과, 함께 글을 쓰는 와룡산적단 동료들, 이외에도 수많은 친구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항상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마지막으로, 모든 수업시간마다 문학과 언어의 깊이에 대하여 일깨워 주시는 국어국문학과 교수님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장재영(국문 14)
장재영(국문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