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누군가에게 ‘예쁘다’고 칭찬하는 일은 많아도, ‘아름답다’라고 말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아마도 ‘아름다움’이란 외면의 준수함만으로는 얻어질 수 없는 고귀한 개념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아름다움이란 무엇으로부터 오는 것일까. 영화 <뷰티 인사이드>는 이 한 가지 질문으로부터 시작한다.

평범한 중학생이었던 우진은 여느 날처럼 학교에 가기 위해 일어난 뒤 경악하게 된다. 거울 속 자신이 40대 아저씨의 모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고 일어나면 남자, 여자, 아이, 노인, 심지어 외국인 등 다른 모습이 되는 ‘병’에 걸린 것이다. 처음에는 자신도 스스로가 무서웠지만, 어느덧 매일 아침 시력과 발 치수를 재는 일은 우진의 일상이 된다. 매일 다른 사람이 되는 탓에, 사랑 또한 포기한 채 오로지 가구를 만드는 일에만 몰두하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가구점에서 직원인 이수를 만난 우진은 처음으로 사랑에 욕심을 갖게 된다.

스토리만 보았을 때 <뷰티 인사이드>는 그저 흔한 로맨스 영화라고 생각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영화가 특별함을 갖는 이유는 수려한 영상미와 주제를 효과적으로 표현한 연출에 있다. 연출을 맡은 백종열 감독은 광고계의 스타 감독이다. 영화의 아름다운 색감과 연출은 시선을 사로잡고 영화의 분위기에 더욱 몰입하도록 만든다. 여자 주인공 이수 역을 연기한 배우 한효주는 원래도 예쁘지만, <뷰티 인사이드>에서 그 미모가 특히 빛을 발한다. 그녀 자체의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영상을 통해 드러나는 것이다. 과하지 않은 보정과 편안한 연출의 영상은 관객으로 하여금 오롯이 그녀의 연기와 목소리에 빠져들게 하고, 그녀를 배우 한효주가 아닌 이수로 바라보게 만든다.

영상미에 이어서, <뷰티 인사이드>는 OST로 다시 한번 관객을 사로잡는다.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곡인 <Amapola>는 가구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는 우진과 이수가 목제 스피커를 통해 들으며 교감했던 곡이다. 영화의 분위기를 너무나도 잘 함축하고 있어서인지, 기타 줄이 튕겨지는 소리 하나하나가 곧 대사 같은 느낌을 준다. <Amapola> 외에 다른 곡들 또한 특유의 분위기를 조성해 관객들의 감성을 끊임없이 자극한다.

영상과 음악 외에도 이 ‘얼굴이 매일 바뀌는 남자’라는 신선한 소재의 영화가 울림을 주었던 이유는 현대 사회에 팽배한 외모지상주의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요즘은 어떤 분야에서든 외모가 뛰어난 사람들은 화제에 오르고, 기업에서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하물며 아르바이트생을 뽑을 때도 외모가 크게 작용한다. 영화 말미 이수는 그녀가 처음 보는 얼굴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눈에 우진을 알아본다. 이수는 이미 겉모습과 상관없이 ‘우진’이라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아름다움을 느꼈으며, 사랑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를 통해 이 영화는 결국 외모라는 것은 지극히 일부일 뿐, 한 개인의 가치를 판단하는 데 있어서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깨달음을 준다. 눈이 아닌 마음으로 느껴지는 아름다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겨울과 봄의 경계에 서 있는 지금, 이 계절을 보다 감성적으로 즐기고 싶다면 <뷰티 인사이드>와 함께 해보는 건 어떨까.

김민형(문정 17)
김민형(문정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