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여러가지 어려운 일에 부딪힌다. 모순처럼 보이지만 힘든 일 중 으뜸은 바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이다. 사회를 살아가면서 우리는 사람 때문에 상처받고, 사람 때문에 기뻐한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을 포함, 매일 접하는 사람들을 더 잘 알기 위해서 노력한다. 물론 우리가 시대를 살다간 사람들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를 쉽게 단정지을 수는 없다. 다만 전기를 읽는 방법이 그 중의 하나가 될 것이라 생각해 볼 수는 있을 것이다. 전기에도 여러 종류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기록하는 사람의 평가가 덧붙여지는 평전은 그 사람의 생애 뿐 아니라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의 가치관까지 엿볼 수 있어 흥미롭다. 이제 체 게바라 평전을 비롯한 몇 권의 평전을 통해 각각의 인물과 그 평전을 쓴 저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자.
『체 게바라 평전』은 시기의 근접성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생존해 있어 상대적으로 자료가 풍부하다. 또한 그 인물을 철저히 따라가는 구성상의 방법으로 마치 그가 살아있는 듯한 느낌마저 들게한다. 인물에 대한 저자의 깊은 이해로 더욱 빛이 나는 책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자신이 살아간 시대에서조차 완벽하다고 칭송 받았던 인물이다. 다방면에 뛰어난 재능을 보인 그를 우리는 천재라고 인식한다. 이 책은 그가 어떤 과정을 거쳐 흰수염의 완벽주의자로 거듭나게 됐는지 탐색하는 내용의 책이다. 두터운 양이 조금 버겁지만, 완벽하지 않은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만나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마호메트 평전』은 그 동안 우리가 얼마나 아랍문명에 대해 무지했는지 깨닫게 해준다. 하지만 ‘마호메트 평전’이라기보다 ‘마호메트 전설’이라는 제목이 어울릴 정도로 지나치게 신격화된 모습이 그려져 아쉽다. 비록 평범한 마호메트는 볼 수 없지만, 사막에서 살아가는 그들의 사고방식이나 종교관에 대해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세익스피어』는 무두장이 아들, 파산할 뻔한 집안, 극단 말단의 배우인 세익스피어를 보여준다. 또한 그가 위대한 작가일 뿐만 아니라 훌륭한 경영자였던 사실, 그 당시 연극을 공연하던 형태 등 흥미로운 여러 가지 주제를 통해 그를 관찰한다. 게다가 작품에 나타난 그의 생각이나 환경을 보는 재미도 있다.
『허균 평전』은 홍길동의 저자로만 기억되는 허균의 이야기이다. 이 책은 시대의 아웃사이더로 살아간 그의 생애를 따라간다. 또한 고지식한 첫째형 허성과 자유분방하고 호탕한 허봉, 희대의 천재였던 누이 허난설헌 등 그의 가족들의 삶까지 더불어 엿볼 수 있다.
영상문화와 상상 속 세계가 우위를 점하고 있는 시대이다. 오늘쯤은 게임 속의, 영화 속의 그가 아닌 실재로 존재했던 인물에게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임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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