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칼포퍼 탄생 100주년이 교수님께 주는 남다른 의미는
나는‘칼포퍼의 사회 철학’에 대해 논문을 쓰면서 그를 알게 됐고 『열린사회와 그 적들』을 번역하면서 그와 접촉하기 시작했다. 그 후 편지로 오랫동안 교류했으며 지난 83년 비엔나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는 그를 직접 만나 토론을 나누기도 했다. 나의 사상 기반에 많은 영향을 준 칼포퍼의 탄생 100주년은 누구보다도 뜻깊은 해이다.
■이번 학술대회의 성과가 있다면
나는 포퍼가 유토피아를 열린사회의 적으로 규정한 것이 그의 시대적 한계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나는 이번 학술대회에서 유토피아를 열린 유토피아와 닫힌 유토피아로 분류한 논문을 발표했다. 열린 유토피아는 인간의 이상이 시대나 장소에 따라 언제든 변화할 수 있다는 관점으로, 이에 따르면 개인의 이상은 그 성격에 따라 존중받을 수 있다. 반면 개인의 희생을 요구하고 전체가 하나의 완전한 이상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관점이 닫힌 유토피아다. 나는 닫힌 유토피아주의는 비판의 대상이 되지만 열린 유토피아주의는 열린 사회의 원군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이론을 제시했는데, 이번 학술대회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현재 우리나라, 아시아 지역의 칼포퍼에 대한 연구는
우리학계에서 칼포퍼에 대한 연구는 약한 편이다. 이번 학술대회도 한국에서는 혼자 참여 했다. 이에 비해 일본은 그곳에서 별도의 심포지엄을 개최할 정도로 연구가 활성화됐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아시아의 열린 사회에 대해 함께 논의하기를 원한 학자들을 만났는데 곧 함께 모일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칼포퍼에게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점은
포퍼가 논쟁할 때의 기본적인 자세는 ‘내가 틀리고 당신이 옳을지도 모른다’로부터 출발한다. 이러한 태도는‘함께 진지하게 문제를 논의해보자. 그러면 점진적으로 진리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유도한다. 요즘 대학생 중에는 독단에 빠져있거나 반대로 맹목적으로 타인을 따르는 학생들이 많은데 우상 같은 철학자들을 합리적으로 비판한 칼포퍼의 자세를 본받았으면 좋겠다.

송진향 기자 wohlig@mail.skk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