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올해로 16회를 맞이하는 단재상의 학술부문 수상자가 본교 서중석(사학)교수로 선정됐다. 수상작은 ‘조봉암과 1950년대’와 ‘신흥무관학교와 망명자들’로 지난달 26일 수상작이 발표되자 학계를 비롯한 각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의 근현대사를 연구하며 전문적 연구 범위를 대중적으로도 확장시킨 서중석 교수. 요즘 더욱 바빠진 그를 연구실에서 만나봤다.          

■수상소감에 대해
단재는 역사적으로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볼 때 나와 견줄 수 없는 분이며 동시에 내가 존경하는 인물이다. 실제로 이번 수상작인 두 책에서도 단재의 글을 많이 인용했다. 따라서 그의 이름으로 받게되는 이번 상은 역사의 한 가운데 서 있는 나에게 큰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왜 근대사를 연구하게 됐는가
역사적으로 되돌아 볼 때 우리의 근현대사는 일제의 억압통치를 받은 것에 이어 해방 후 극단적 이데올로기의 억압 등 정치적인 어려움이 많아 제대로 된 연구조차 시도되지 못했다. 그리하여 한국의 근현대사는 감춰져야할 치부로 여겨져 이 시대에 관한 자료가 별로 남아있지 않다. 그러나 나는 이제 그 역사를 솔직하게 사실그대로 얘기하고 그것을 통해 우리의 과거를 반성하고 통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수상작에 대한 간단한
   내용소개와 평가를 한다면
조봉암은 내가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연구해 온 인물로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던 ‘역풍의 정치인’이다. 그는 한국전쟁 이후 더욱 악랄해진 반공체제를 거스르며 평화통일을 주창하고 피해 받은 대중의 이익을 옹호해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그의 진보적 정치론은 극우세력, 즉 이승만 정권의 두려움을 사 결국 그는 교수형에 처하는 비참한 죽음을 맞게 된다. ‘조봉암과 1950년대’에서는 조봉암과 아울러 우리의 현대사임에도 제대로 연구되지 못한 1950년대의 정치와 경제, 사회적 상황을 폭넓게 재조명해봤다. 그래서 50년대 사람들이 겪었던 고통과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도록 그들의 사회상에 비추어 책을 쓰고자 했다.
‘신흥무관학교와 망명자들’은 크게 두 편으로 구성돼 1편은 신흥무관학교를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2편에서는 독립운동가들이 지녔던 이념과 망명지 사회의 특징 및 여성문제를 다뤘다. 우리는 독립운동가들에 대해 막연히 신성시하거나 ‘왜 굳이 그렇게 힘든 삶을 선택했을까’하며 그들의 삶을 도외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이 책에서 그들이 겪었던 실망과 낙담 같은 인간적 고통을 드러내고 여성의 희생적 삶을 얘기해 항일투쟁사 위주로 쓰여진 기존의 책들과는 조금 성격을 달리했다. 그래서 이 책은 ‘독립운동사이자 사회사이자 문화사, 여성사’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시대 역사책,
   역사 교육에 관하여
개인의 역사관을 형성하는데 있어 역사교육을 어떻게 받았는가는 무척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특히 우리 근현대사의 경우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교사들조차 많지 않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사실 일본 교과서만 문제를 삼을게 아니라 우리 국사 교과서도 반성하고 새로 쓰여져야 할 부분들이 있다. 우리는 냉전의식과 반공주의 영향으로 근현대사를 왜곡, 과장했었으나 이제는 과거를 겸허하게 되돌아보는 성숙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본다. 자기 사회를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살수는 없지 않은가.

■앞으로 연구하고 싶은 분야
4월 혁명시기와 5. 16쿠데타 시기의 연구를 해보고 싶다. 그러자면 물론 이승만 시대도 계속 연구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20세기 한국 사상연구의 흐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을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
목차를 훑어보고 자신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평소 관심이 있었던 부분이라도 꼭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나 한국전쟁 학살문제를 다룬 부분이나 망명자 사회의 여성사 부분은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중, 고등학생부터 일반 서민들까지 읽을 수 있도록 쉽게 쓴 책인 만큼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한국 근현대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한편 단재상을 제정한 한길사(사장:김언호)의 이승우 차장은 “서교수의 연구방법은 사회사적으로 처음 시도된 선구적 업적이며 앞으로 한국 현대사가 주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평가가 무색하지 않을 만큼 실사구시의 체계적 분석력이 돋보이는 서교수의 연구성과가 앞으로는 더욱 영역을 확대해 가며 계속적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조은정 기자 ejcho@mail.skk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