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형정 기자 (hj01465@skkuw.com)

성대신문에 들어온 지 3학기 째, 나는 사회부의 기사를 준비할 때면 무거운 마음이 앞선다. 내가 직접 정한 주제로 지면을 채운다는 것은 영광스럽다기보다 꽤나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이 주제를 가지고 이런 방향으로 기사를 쓰는 것이 과연 독자에게 가치가 있을까?’ 기사를 준비할 때 나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나는 독자에게 가치 있는 기사를 쓰는 것이 학보사 기자로서 해내야 하는 의무로 생각했다. 그리고 그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은 기자인 내가 가진 힘이기에 남용할 수 없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 신문이 대다수의 학우에게 중요한 관심사가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다. 우리 신문을 읽는 학우들이 많지 않다는 것은 정성들여 기사를 써야할 이유가 사라질 수 있는 순간이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빌미로 기사를 대충 쓸 수는 없었다. 기사는 독자가 읽는 것이기도 하지만 기사 주제와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취재원의 멘트가 어떤 문맥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어떤 논조로 풀어내느냐에 따라 취재원이 했던 말이 공식적으로 정의된다. 기자인 나는 개인적 의견에 권위를 부여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담을 때도 마찬가지다. 내가 그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담지 않는다면 그들이 실제로 겪고 있는 어려움은 세상에 드러나지 않는다. 반면, 내가 그들의 목소리에 주목한다면 기사를 읽는 독자들은 그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주목할 것이다.
기자가 가진 힘 때문에 나는 신중해야 할 수밖에 없다. 기사 기획 초반에는 어떻게 하면 독자들을 위한 기사가 될까를 고민하고 취재를 마친 후 기사를 쓸 때는 어떻게 하면 내 기사에 담긴 목소리가 왜곡되지 않고 전달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기사가 지면으로 나가기까지의 과정은 아마도 이러한 고민들의 흔적일 것이다. 그리고 성대신문 기자단들이 치열하게 회의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각자 기자가 준비한 기사 기획 문건을 두고 논쟁하는 것도, 기사를 체크하는 선배 기자가 옆에서 사실 확인을 강조하는 것도 신중하기 위함이다. 기사에 대한 나의 부담감은 아마 앞으로도 지울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부담감이 올바른 기사를 만드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변함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