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태평성대라는 구호는 10년 전 경제학과 7080 모임에서 처음 들었다. 언론사에서 근무하는 후배로부터 들었던 태평성대는 그 후 요원의 불꽃처럼 퍼져나갔다. 나라에 혼란이 없고 국민들이 편안히 지내는 시대를 염원하면서 “태평”이란 선창에 따라 “성대”를 세 번 외치는 것이 좋았다. 그러한 소망이 전 분야에 걸친 성균인의 비약으로 나타나기 시작하였고, 언론은 성균인의 정·관계 고위직 진출을 태평성대(太平成大)라고 표현한다.
태평성대라는 단어의 이면에는 동문들의 절치부심의 각오와 뼈를 깎는 노력이 스며있다. 원하는 대학에 낙방한 젊은 날의 아픔과 비싼 학비 등을 자부심과 사명의식으로 극복한 것이다. “청년일자리 창출”이란 단어가 없던 압축 성장의 시기에 공직을 수행하기 위하여 고시의 길을 택한 인재들이 적지 않았다. 그 시절 성균인들은 행정고시, 사법고시, 기술고시, 외무고시, 공인회계사, 변리사 등 각종 시험의 높은 합격률에 자부심을 가졌다. 그 후에도 꾸준히 유지해온 높은 합격률과 합격자 수에 동문들은 자긍심을 가졌다.
그러나 요즘은 글로벌 시대라 공직에 도전하는 성균인의 열기가 이전과 같지는 않은 것 같다. 청년실업 문제 해결과 창업 지원 제도 창출 등이 의미하는 어려운 현실 여건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올해 282대1이라는 경쟁률을 통과한 입법고시 합격자 17명 중 성균인이 1명도 없다는 것은 놀랍다. 서울대 8명, 고려대 5명, 부산대 2명, 연세대와 동국대가 각 1명이다. 전통적으로 강하던 5급 공채 행정직도 녹록하지 않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합격자 출신대학을 순위대로 보면 서울대 446명, 고려대 234명, 연세대 215명, 성균관대 70명이다. 합격자 수의 현격한 차이는 충격이다. 특히 2014년의 합격자 347명 중 서울대(103명), 고려대(69명), 연세대(34명) 이들 3개 대학의 합격자가 총 206명으로 전체의 59.4%를 차지하고 있다는 기사는 성균관대 25명의 합격자 수를 무색하게 한 표현이다. 2015년도 5급 공채 기술직은 서울대가 17명, 연세대가 14명, 한양대가 9명, 고려대가 9명, 카이스트와 성균관대가 각 7명 합격하였다. 법학전문대학원제도 이후 변호사 시험 합격자 수는 같은 수의 신입생 120명을 모집하는 고려대와 연세대와 비슷하다. 재판연구관(로클럭)과 검사의 진출자가 많고 특히 법학전문대학원 졸업자의 법관 임용자 수는 최고다. 공직을 희망하는 사람을 위하여 학생인재개발원에서 국가고시 길라잡이를 발간하고 다양한 공직 입문을 소개하고 있다.
급변하고 있는 과학기술 시대에 공직 시험을 거론하는 것은 공직이 국가의 번영을 좌우하는 중요한 일자리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현대 민주국가에서 주권자인 국민은 공직에 도전할 자유와 권리가 있다. 공개경쟁시험을 통과한 공직자는 국민전체의 봉사자로서 국가의 중심추 역할을 하고 태평성대를 위한 정책 개발과 시행에 직접 관련된다.
분단된 조국에서 태어난 국민의 비율이 높아질수록, 통일 조국의 태평성대를 달성하기 위하여 많은 분야에서 600년 전통의 성균인이 앞장 서야 할 것이다. 그 중에서 많은 성균인들이 공직자로서 국가를 위하여 봉사하는 삶을 살면서 당당하게 태평성대를 만드는 원동력이 될 것을 기원해본다. 이를 위하여 모교와 동문들은 더 열정을 가지고 지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