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새로운 한 학기가 또 시작되었다. 지난 학기를 시작하면서 다짐했던 마음으로 얼마나 많은 것들을 성취했나 뒤돌아 볼 틈도 없이 세월은 가을 바람을 몰아 다시 새 학기 앞으로 우리를 데려다 놓았다. 새 학기를 시작하는 또 한 번의 결의를 다지기에 앞서 지나간 학기의 죽음을 애도하며 추모사를 새겨본다. 2015년 새 학기를 시작하며 내 가슴을 메웠던 불타는 의지여, 너는 지금 내가슴 어디에 어떤 모습으로 남아있느냐.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죽음이야말로 새로운 걸 창조해내려는 인류에게 내려진 가장 큰 축복이자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얘기한 바 있다. 지나간 학기를 추모하며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또다시 새로운 2학기여, 나의 도전을 받아다오.
2015년은 외적인 환경에서 새로운 변화가 폭발하는 한해다. 세계 경제의 변화와 국내 경제의 변화가 활화산처럼 터져 나온다. 중국 주식시장의 몰락, 우리나라 대기업들의 추락, 알리바바나 우버와 같은 벤처기업의 급성장, 전세계적인 청년실업 문제의 부상 등 어마어마한 사건들이 태풍처럼 세상을 뒤흔든다. 급격한 변화 중에서도 청년의 방황과 갈등이 가장 심각한 양상이다. 새로운 학기를 시작하는 우리 청년들에게 가장 큰 숙제는 변화에 대한 적응이다.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모든 사람이 인터넷에 연결된 초연결사회가 시작된 지 5년, 인류는 초고속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벤처기업들이 시장을 선도하고 제조기반의 전통기업들은 적응하지 못하고 쓰러져가는 일이 일상처럼 일어나고 있다. 시장을 잃어버린 전통의 대기업들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데 어려움을 겪고 기존의 인력들은 더 오래 일자리를 유지하고 싶어한 다. 세대 간의 사회적 갈등은 증폭되고 좁은 문의 청년 일자리는 더 위태로워 보인다.
초연결사회로 인한 시장의 변화는 엄연한 팩트다. 지난 30년간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급격한 변화다. 자가용으로 택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버의 시가 총액은 60조 원을 넘어 현대자동차의 2배에 이르는가 하면 미국 온라인 쇼핑몰의 선두주자 아마존은 320조원를 넘어 오프라인 쇼핑의 최강자 월마트의 시가 총액 290조원를 훌쩍 추월했다. 민박집과 여행자를 앱 하나로 연결해주는 에어비엔비 서비스도 어느새 시가 총액 30조를 넘어 세계에서 가장 큰 호텔체인보다 큰 회사로 성장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카톡택시로 최근 유명세를 타고있는 다음카카오가 시가 총액에서 LG전자를 앞지르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이 모든 것들이 스마트폰이라는 하나의 발명품에서 시작되었다. 초연결사회의 진화속도는 너무 빠르다. 하지만 그저 놀라고 있기에는 팩트가 너무 선명하다. 변화는 구시대에게 이미 조종을 울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청년들은 젊고 민첩하다. 그것은 도전하는 힘의 원천이다. 초고속의 변화에 적응의 속도를 맞출 수 있는 것도 청년들이다. 기성세대는  스스로 만든 기존 산업생태계의 죽음을 안타까이 바라만 보고 있지만 청년들은 그 죽음 앞에 추모사를 던지고 돌아서 새로운 창조를 준비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 세계는 청년들이 만든 것이 아니니까. 시가 총액 800조원를 넘나드는 이 시대 최고의 기업 애플은 죽기 직전의 위기에서 변화를 선택하고 기존 생태계를 부수겠다는 각오로 새로운 생태계를 창조해낸 도전 정신의 산물이다. 구시대의 죽음을 바탕으로 창조해낸 신세계의 상징이다. 그래서 죽음이 새 시대를 여는 천혜의 발명품인 것이다. 오늘 새 학기를 불안한 마음으로 시작하는 성균관의 청년들이여, 초연결사회의 최강자는 죽어가는 기존 생태계에 안주하고 있는 기성세대가 아니라 구시대의 죽음을 인지하고 벼랑 끝에 서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바로 여러분들이다. 마음을 굳게 다져 변화에 도전하라. 당신은 절대 외롭지 않다. 617년 성균관의 선배들이 죽음을 각오하고 일상처럼 해왔던 도전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