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우리 대학은 인문사회캠퍼스와 자연과학캠퍼스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다른 많은 대학이 본교와 분교로 나누어져 있는 것과는 달리 80년대 초 자연과학계열학과의 율전 이전 시절부터 중복학과를 만들지 않고, 각각의 캠퍼스가 학문 특성에 맞게 발전하고자 하는 구성원들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이다.
80년대 자과캠 이전 이후 우리 대학의 인사캠, 자과캠은 각각의 분야에서 다른 어떤 대학교보다도 빠르게 발전하기 시작하였다. 이는 이전의 결과 충분한 교지를 확보해 양 캠퍼스 각각의 발전 노력이 명륜동 단일 캠퍼스 시절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성과를 얻게 하였고, 그 결과 최근에는 각종 대학 평가에서 인사캠 학과이던 자과캠 학과이던 고르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같은 발전 성과는 각 캠퍼스 구성원의 노력에 크게 기인하였지만, 대중교통 이용 시 1시간 반 이상이라는 지리적 거리를 넘어서기 위한 많은 의식적·제도적 거리 좁히기 노력을 경주하였기 때문에 가능하였다. 예를 들면 매년 인자(人自) 소통대전이라는 이름으로 양 캠퍼스의 화합과 교류 증진을 위한 체육 및 교류 행사가 열리고, 올해는 특히 킹고RUN(마라톤), 칼라워킹, 워터페, 서바이벌훌라후프, 성대퀴즈대전, 복불복 대박성대” 등의 체육 및 교류 행사를 준비하고 있음은 의식적·제도적 거리 좁히기 노력 중 하나이다. 또한, 교수들도 전공 간의 융합콜로키움 등을 통해 새로운 연구이슈를 발굴하고 통합적 지식을 축적하는 등 양 캠퍼스 서로 간의 이해와 소통을 넓히고 있으니 이 역시 의식적·제도적 거리 좁히기 노력이 진행되고 있음의 증거이다.
그러나 양 캠퍼스 학생회의 운영에 대한 최근의 논란은 이러한 인-자 캠퍼스의 교류와 이해에 반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2010년부터 의결기구 참석 인원과 방법이 달라지면서 인사캠과 자과캠은 서로 다른 학생회칙을 갖게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같은 대학에서 전공에 따라 지리적으로 나누어진 양 캠퍼스가 다른 학생회칙을 갖게 된다면, 이는 단순히 참여 학생들이 대표권을 어떻게 행사하느냐, 또는 의결 결정의 메커니즘이 어떻게 차이 나느냐는 문제만이 아니다. 즉, 하나의 성균관대학교에 서로 다른 학생회칙을 가짐으로써 양 캠 학생기구간의 의식적 괴리가 발생하고, 결국에는 학생들 간의 마음의 거리도 발생할 것이다. 이번 학기 봄 축제를 인사캠과 자과캠이 함께 하는 것에도 학우들이 ‘한 학교’로서의 동질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가 많이 나타났다.
현재 인사캠과 자과캠 간에, 또 각 캠퍼스의 학과 간에는 다양한 회칙상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즉, 대표를 직선제로 뽑느냐, 적정 비례가 지켜지느냐, 대표해야 될 집단에 대해서도 반대표, 학년대표, 과대표 등 다른 선출방식을 갖는 문제, 학년 및 반대표를 전학대회 구성원에서 제외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 등이 그 예이다.
다양한 학과의 특성을 반영하여야 하고, 어느 정도의 과대비례, 과소비례가 나타날 수도 있음은 인정하여도 양 캠퍼스간에 서로 다른 학생회칙을 허용하는 것은 양 캠퍼스간의 지리적 거리를 좁혀서 하나의 성균관대학교로의 발전을 꾀하고자 하는 다른 노력들을 저해한다. 작은 차이점은 허용하지만 큰 대의와 원칙은 통일시킨 학생회칙을 만들어 양 캠퍼스 학생들의 의식적제도적 거리를 좁히고 궁극적으로 지리적 거리에도 불구하고 하나 되는 성균관대학교를 만드는 것이 현재 학생회의 시대적 사명이라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