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과캠 만남 - ‘하나 되어, 거침없이 가자!’ NC 다이노스 모창민(스포츠 04) 동문

기자명 정현웅 기자 (mylove9530@nate.com)

“제 페이스대로만 열심히 운동했어요.”
 2013년, 프로야구팀 SK 와이번스에서 신생팀 NC 다이노스로 이적해 당당히 주전 3루수 자리를 꿰찬 모창민(스포츠 04) 동문. 아기공룡의 비상을 이끄는 그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만났다.

 

 우리 학교 모창민(스포츠 04) 동문. /정현웅 기자 dnddl2004@

대학리그 간판타자, 프로 무대의 높은 벽에 부딪히다
 지난 2004년 광주제일고등학교 졸업 후 신인드래프트 지명을 받지 못한 모 동문은 우리 학교 스포츠과학과에 진학했다. “성대는 일찍 결정해 놓았어요. 이연수 감독님이 광주제일고등학교 출신이었거든요.” 지금도 우리 학교 야구부를 이끌고 있는 이연수 감독의 훈련은 힘들기로 유명하다. “대학 시절 추억이라고는 운동한 것 밖에 없어요.” 이 감독의 지옥 훈련 덕분에 그는 대학야구리그의 간판타자로 성장할 수 있었다. 3학년 때부터는 현재 기아 타이거즈 외야수로 뛰는 단국대학교 나지완 선수와 각종 아마추어 대회 홈런왕 자리를 두고 경쟁했다. 또 2006년 한·미 대학 야구 선수권 대회에 전 경기 4번 타자로 출장하며 프로 무대에 진입하기 위한 초석을 다졌다.
 대학 졸업 후 그는 200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순위라는 높은 순번으로 지명받아 SK 와이번스(이하 SK)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의 주 포지션인 3루엔 최정이라는 거대한 산이 버티고 있었다. 결국 신인이던 모 동문은 출장 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다. 종종 교체출전 기회를 얻었지만 주로 1루수 및 2루수로 출전할 뿐이었다. 이렇듯 팀에서 경기 출장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던 상황이다 보니, 그는 프로 무대에서 더 활동하지 않고 군대에 가고자 했다. “군 복무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하니까요. 팀의 주전이면 국가대표로 선발돼 복무혜택을 받을 수 있겠지만 전 당시 백업이었거든요.” 그러나 그는 구단의 반대에 부딪혀야만 했다. SK 구단 측에서 그의 입대를 만류한 것이다. 결국 모 동문은 SK에서 3년간 선수생활을 더 하고 2010년 시즌을 끝으로 상무에 입대했다.
 2012년 제대한 모 동문은 SK의 1군 엔트리에 등록되며 곧바로 프로 무대에 복귀했다. 그가 상무에 있을 당시 창단된 NC 다이노스(이하 NC)는 신생팀이라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특별지원을 받아 각 구단 보호선수 20인 외 특별지명권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 모 동문은 SK의 보호선수 20인 명단에 들지 못했다. “미국에서 전지훈련 중이었기 때문에 보호선수 명단에 제외됐다는 사실도 몰랐어요. 그런 건 누가 알려주지 않거든요.” 결국 2012년 말 NC가 그에게 특별지명권을 행사했다. 그가 NC의 지명 소식을 접했을 때 미국은 새벽 네 시였다. 그는 SK 이만수 감독의 전화를 받고 이 감독의 방을 찾았다. “이적 소식을 듣고 처음에는 멍했죠. 아무 생각도 안 들고, 제 방으로 돌아와선 잠이 안 왔어요. ‘아, 내가 가는구나’ 하며 이런저런 생각을 했어요.”

NC 다이노스에서 야구 인생을 다시 시작하다
 2013년, 이렇게 그에겐 NC라는 선수 생활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 ‘신생팀에서는 어느 정도 시합을 뛸 수 있겠구나’는 생각을 했어요. 저한테 기회가 주어진 것이니까요.” 프로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포지션 경쟁이 필수적이다. 신생팀 NC에서 주전 3루수 자리를 꿰차기 위해 그는 어떤 노력을 했을까. “원래 운동을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라 제 페이스대로만 열심히 운동했어요.” 이러한 열정에 이번 기회를 반드시 잡아야겠다는 간절함이 보태져 그는 NC의 주전 3루수로 거듭날 수 있었다.
현재 그는 SK에서보다 더 큰 활약을 하며 주목받고 있다. 특히 올 시즌은 지난 시즌에 비해 홈런과 타점 부문에서 더 나아진 성적을 보이고 있다. “특별한 비결은 없어요. 일단 주전으로 시합에 계속 나가다 보니 이런 성적이 나온 거죠. 벤치에 앉아서 박수만 치고 있으면 기록이 나올 수가 없잖아요. 꾸준히 했어요.” 이런 꾸준함 덕분일까? 모 동문은 올 시즌 프로야구 올스타전 3루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결국 SK에서 NC로의 이적이 그에게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모 동문은 남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독특한 기록을 하나 가지고 있다. 바로 그가 홈런을 치면 반드시 팀이 승리한다는 것이다. 올스타전에서도 그는 SK 김광현 선수의 초구를 때려 홈런을 쳤고 그가 속한 웨스턴 리그는 승리를 가져갔다. 홈런과 팀 승리의 공식에 대해서 그도 신기해하는 눈치였다. “제가 홈런 친다고 다른 선수들이 더 힘을 내고 이런 건 전혀 아니에요. 저도 이 공식이 계속 유지되면 좋겠네요.” 모 동문의 이러한 활약 덕분에 야구 사랑이 남다른 부산·경남 지역에서 그를 좋아하는 팬들이 많다. 야구 사랑이 유별난 창원 팬들에 대한 그의 애정도 남다르다. “여기 팬들은 좀 센 것 같아요. 사인 안 해주면 반말도 하고 그래요. 뭐 그만큼 절 좋아하니까 그러겠죠?”

이젠 아기 공룡의 도약을 이끌 때
 모 동문이 한몫을 한 덕분에 이제 겨우 1군 2년 차인 막내 구단 NC의 돌풍이 매섭다. NC는 9월 29일 현재 리그 3위를 달리고 있다. NC가 남은 일정을 잘 소화해내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팀의 몇 안 되는 한국시리즈 경험자인 모 동문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제 시즌 막바지에 이르는 시점에 그는 개인보단 팀 성적이 먼저라는 자세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 “올 시즌 목표는 무조건 팀이 4강에 드는 거예요.”
 점점 발전하고 있는 NC의 붙박이 3루수 모 동문에게 우리 학교 야구부는 특별하다.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야구를 헤온 과정에서 중요한 징검다리였죠. 성대가 없었으면 저도 없었고 프로에도 못 왔을 걸요.” 그래서인지 우리 학교 야구부 선수들을 생각하는 그의 마음 역시 애틋하다. “운동을 많이 하다 보니까 선수들이 항상 피곤에 절어 있고 즐기지 못하곤 하거든요. 많이 힘들 수 있어요. 구단의 지명을 못 받으면 다 끝날 거라는 생각을 하는데, 걱정보다는 매일매일 즐기면서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예요.” 모교 사랑이 남다른 모 동문. 그의 비상과 아기 공룡의 힘찬 도약은 이제 막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