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숙 무용학과 교수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신입생을 위한 선택과목인 ‘프레시맨 세미나(freshman seminar)’는 1시간으로 진행되며 학점이 아닌 pass/fail로 채점되는 선택과목이다. 이 수업은 주입식교육 시스템과 입시경쟁에서 벗어나 묻혀있던 자아를 발견하고, 앞으로의 대학생활을 보다 적극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여 즐거운 대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징검다리 매개수업이라 할 수 있다.
올해 봄 학기의 수업의 경우 여러 수업이 구성돼 있지만, 그중에 진행되고 있는 내용을 몇 가지를 소개해 보자면 첫 번째, 외국문화원 탐방이다. 수강생들은 독일, 프랑스, 영국, 중국, 일본 등의 각 문화원을 조별로 나눠 직접 방문을 하고, 문화원의 문화프로그램과 유학상담, 운영방식 등을 직접 경험하는 시간을 가진다. 그 시간을 통해 학생들은 학교라는 교육적 환경에서 벗어나 보다 국제적인 문화교육 통로를 스스로 탐색하게 된다.
두 번째는 예술가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책 읽기이다. 무용과 관련한 추천 중에서 이번 학기 학생들은 혁신적인 춤을 추었던 현대무용의 개척자 이사도라 덩컨(Isadora Duncan)의 「맨발의 이사도라」와 슈투트가르트 발레단(Stuttgart Ballet)의 수석무용수로 활약했던 국립발레단 단장 강수진의 「나는 내일을 기다리지 않는다」를 선택했다. 이 책들을 통해 자유로운 영혼의 감동과 창의적인 예술가로 거듭나기까지의 힘든 과정을 살펴볼 수 있었다.
세 번째는 공연예술의 현장을 찾아가는 수업으로 가장 먼저 관람하는 공연작품은 ‘삼일로 창고극장’에서 하고 있는 공연이다. 이 극장은 연극사에 있어 소극장을 일으킨 중요한 문화공간으로 지금은 전공자조차도 잘 가지 못하는 곳이지만, 이 극장에서의 공연을 직접 관람함으로써 한국 공연예술사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하게 한다. (프레시맨 세미나에는 소정의 금액이 수업진행지원금으로 지원된다.^^)
네 번째는 편지쓰기고 낭독하기다. 메일, 문자 메시지, 카카오톡과 같은 빠른 전달매체가 아닌 손편지를 쓰는 시간이 진행된다. 수강생들이 쓴 편지 중에서 기억에 남는 몇몇 학생들이 있다. 그중에서 지난 시간에 세월호 희생 학생들에게 쓴 ‘못다 핀 꽃들에게’라는 편지는 수업 듣는 학생들 모두를 숙연하게 만들어줬으며, 약소하게나마 애도의 시간을 갖게 해줬다. 또 다른 학생은 할머니에게 쓴 편지로 가족 외국여행에서 할머니를 안내하며 도와줄 수 있는 입장된 자신의 성장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편지쓰기와 낭독하기를 통해 학생들은 자기 자신과의 대화하기를 시도하고, 다른 학우들의 마음이 전달되면서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 수업을 수강했던 학생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며, 직접적인 지식전달이 아닌 스스로의 경험을 통해 성장하게 하는 수업방법은 창의인재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는 시간이 아닐까 생각한다.

 

 

 

 

▲정의숙(무용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