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로(스포츠과학과) 교수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야구는 9회 말 투아웃부터? 아니, 야구는 7시 11분에 시작한다. 최소한 미국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홈경기는 그랬다. 글로벌 편의점 기업인 7 eleven은 주중 야간 홈경기의 경기 시작을 오후 7시 5분에서 6분 늦춘 7시 11분에 시작하도록 하는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화이트삭스 팬들은 홈경기 때마다 7 eleven을 생각하게 되었고, 이러한 아이디어를 흥미로워했고, 이러한 흥미는 7 eleven에 대한 호감으로 연결됐다.
유니폼 후원 기업의 로고는 선수 가슴에 삽입해야 노출효과가 극대화된다? 대부분의 유니폼 후원 기업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인텔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요즘 우리가 사용하는 거의 모든 컴퓨터에는 Intel Inside란 로고가 붙어있다. 즉, 소비자들이 볼 수는 없지만 컴퓨터 본체 내부에는 인텔이 만든 프로세서가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텔은 스페인 바르셀로나 축구팀과 유니폼 후원 계약을 체결하면서 파격적으로 인텔 로고를 유니폼 안쪽에 삽입하기로 하였다. 이것은 경기 중에 팬들은 선수들 유니폼에서 인텔의 로고를 볼 수 없지만, 골을 넣은 선수가 유니폼을 들어 올리는 세리머니를 할 때, 즉 경기 중 가장 극적인 순간이자 카메라가 선수를 가장 클로즈업하는 순간에 인텔 로고의 노출 효과를 극대화 시키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기업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스포츠를 이용한 마케팅에 투자하고 있으며, 기업의 스포츠마케팅 전략은 스포츠의 많은 부분에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유도 선수가 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탁구경기에서 오랜지색 공을 사용하며 최근에는 축구팀이 전후반 다른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참가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기업의 입장에서 스포츠를 이용한 마케팅 전략은 가히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다. 어느 동물은 도축하면 어느 부위 하나 버릴 곳이 없다고 하는데, 요즘 기업의 입장에서 스포츠가 그런 것 같다. 경기장 펜스, 전광판, 좌석, 바닥, 주차장 등 어디 하나 기업 이름이 차지하지 않은 곳이 없고, 최근에는 경기장 이름, 대회 명칭까지 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운동선수 역시 마찬가지다. 유니폼의 가슴, 등, 어깨는 물론 모자, 헬멧, 헤어밴드 등 어디 하나 공간만 있으면 기업이름이나 로고가 부착돼 있다.  
그렇다면 기업들이 앞다퉈 스포츠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스포츠는 기업의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홍보 매체이기 때문이다. 스포츠 대회는 많은 대중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특히 월드컵이나 올림픽과 같은 메가스포츠 이벤트는 전 세계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수십억 명이 TV로 경기를 시청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비록 대중들은 TV에서 경기를 시청했지만, 경기장 곳곳에 배치된 후원 기업들의 로고가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것이다. 둘째, 후원 기업은 경쟁우위에서 마케팅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 공식 지정 신용카드가 되면, 올림픽 기간 중에 올림픽과 관련된 상품(입장권, 기념품, 주화, 매점 등)을 구입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가 되는 것이다. 셋째, 스포츠선수는 기업 이미지를 고취시킬 수 있는 훌륭한 광고모델이다. 우수한 기량을 갖춘 스포츠선수의 전문성, 멋진 플레이와 신체적 매력을 갖춘 스포츠선수의 매력, 그리고 감동적 드라마를 연출하는 스포츠선수의 호감성은 삼박자를 갖춘 최고의 광고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기업들에게 스포츠마케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하지만 스포츠마케팅이 대기업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중소기업들도 나름 국내에서 적합한 규모의 스포츠에 투자하여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스포츠산업이 발전하는 한, 대중들이 스포츠에 열광하는 한 기업들의 스포츠마케팅 전략은 계속 증가할 것이다.

▲ 장경로 (스포츠과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