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노동자 사망 사고는 끝나지 않는다우리 모두 미래의 노동자라는 인식 필요해 지난달 27일 저녁 양재역 SPC 본사 앞에는 노란 풍선이 둥둥 떠다녔다. 풍선을 들고 단상에 오른 시민대책위 위원들은 ‘파리바게뜨 노동자의 친구들’이 되자고 제안했다. 촛불을 든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고 거리를 지나치던 시민들의 시선도 한 번씩 머물렀다. 이들은 왜 여기 모였을까? SPC는 파리바게뜨와 삼립 등이 속해 있는 모회사다. 4월 27일은 민주노총 산하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소속 임종린 지회장이 노동자의 권리 보장을 요구하며 시작한 단
청년 여성 노동자의 목소리를 담는 소란노동은 우리 모두의 일상과도 같은 일 글, 그림, 사진, 가끔은 공간이나 비정형적인 예술에 이르기까지. 노동은 항상 다양한 형태의 기록으로 남는다. 그리고 여기, 존재하지만 기록되지 않았던 노동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있다. 소란(태린·현정)은 20대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를 인터뷰하고 그들의 노동을 기록하는 팀이다. 청년 여성의 시선으로 청년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소란하게 전하고 싶었다는 태린 활동가의 말을 지면에 옮겼다.소란은 어떤 곳인가. 이름에 대한 소개도 부탁한다.소란은 ‘청년 여성들이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Cogito, ergo sum). 철학자 데카르트가 남긴 이 말은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대부분 한 번씩 들어봤을 만한 유명한 문장이다. 그렇다면 생각하지 않는 인간은 철학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셈일까? 최근에 공연 한 편을 보며 또 비슷한 생각을 했다. 지난 1일부터 정동극장에서 공연 중인 쇼‘ 맨: 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극작 한정석, 작곡 이선영, 연출 박소영)’다.이 작품에는 파라디수스라는 가상의 국가와 독재자 미토스(Mythos, 신화)가 등장한다. 미토스는 로고스(Logos, 진리)의 반
한국 뮤지컬에 대한 '월간 기록', 『더뮤지컬』언젠가 다시 읽어도 아쉬움이 남지 않을 기사를 위해 우리는 흔히 공연을 순간의 예술이라고 부른다. 마치 밤하늘의 별처럼 매일 수많은 공연이 뜨고 진다. 찰나를 물들이는 별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기억할 수 있을까? 순간의 기억을 소중히 다듬어 오랫동안 간직할 만한 추억으로 만들 수는 없는 걸까? 지난 20년간 한국 뮤지컬의 순간을 기록해온 '더뮤지컬'은 2021년 한 해의 인터미션을 거쳐, 새로운 2막을 시작한다. 이제는 기억을 넘어 하나의 역사로 자리 잡고 있
쏟아지는 MZ세대 담론…정말 하나로 묶을 수 있나 개인의 정체성은 사라지고 지나치게 집단화된다는 비판도 ‘MZ세대’가 언급되는 뉴스 기사를 검색하면 하루에만 500개도 훌쩍 넘는 기사가 뜬다. 지난 몇 년간 MZ세대라는 표현이 널리 쓰이면서, 이 단어를 낯설게 받아들이는 경우는 드물다. 오히려 너무 자주, 많이 쓰인 나머지 피로감을 호소하는 반응이 있을 만큼 사회적으로 익숙한 명칭이 됐다. ‘MZ’는 정말로 이 세대를 대표하기 적합한 이름일까? 민지? 민준이? ‘MZ’는 누구인가 MZ세대는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s)와 Z
지난해 래퍼 이영지는 한 프로그램에서 “MZ세대 당사자들은 본인이 MZ세대인지 모른다”고 언급했다. 이영지는 2002년생, 출생연도로 분류한다면 Z세대에 속한다. ‘MZ’가 끊임없이 사회적 화두에 오르는 동안 당사자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성별도, 나이도, 가치관도 각기 다른 ‘MZ세대’ 여섯 명에게 질문을 던졌다. 각자 생각하는 MZ세대의 기준과 특징, 솔직한 의견에 이르기까지 6인 6색의 다양한 답변을 지면에 옮겼다. 윤서연(20대 초반, 여성)MZ세대는 1980년대~2000년대에 태어난 세대라고 알고 있다. Z세대의 경
기저질환과 식품 알레르기 등 못 먹는 이유는 다양알레르기 유발성분 표시가 미흡한 곳도 있어 음식을 먹는 즐거움을 뜻하는 ‘식도락’이라는 표현이 있을 만큼, 맛있는 음식을 다양하게 접하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공통적으로 즐거운 일이다. 그래서 못 먹는 게 많은 사람은 종종 서러워진다. 식단에서 이것도 빼고, 저것도 빼고……. 그저 취향 문제라면 간단할 수도 있는 고민이 건강과 연결되면 훨씬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제로칼로리 음료의 두 얼굴, 당과 나트륨대한당뇨병학회는 코카콜라 제로와 나랑드 사이다 등의 제로칼로리 음료를 당뇨병 환자도 섭취
한국의 성소수자 담론은 여전히 현재진행형 모든 사람이 온전한 나 자신으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한국에는 다양한 성향과 정체성을 지닌 수많은 사람이 살고 있다. 그 사이에서 나와 다른 이름, 성별, 정체성, 그리고 가치관을 가진 어떤 ‘나’는 오늘도 질문을 던진다. “나는 여기 있는데, 왜 내 존재에 대한 인정과 합의가 필요한가요? 거기 지나가는 당신, 내 목소리가 들리나요?” ‘나’의 또 다른 이름은, 성소수자다.2년간 이어진 싸움,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에 관한 국내 첫 판례로지난달 27일 故 변희수 전 하사가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인터뷰 - '비온뒤무지개재단' 선영·신필규 활동가 당신도 누군가의 앨라이가 될 수 있습니다비가 그치면 이 기록 위에도 무지개가 뜨기를 지난 2일, 국내 최초의 성소수자 남성 그룹 ‘라이오네시스’가 데뷔곡 ‘Show Me Your Pride’를 발표했다. 라이오네시스의 데뷔를 지원한 곳은 우리 사회에 다양한 문화적 가치와 존중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애쓰는 ‘비온뒤무지개재단(이하 무지개재단)’이다. 성소수자의, 성소수자에 의한, 성소수자를 위한 문화는 얼마나 될까? 무지개재단 사무국의 선영·신필규 활동가로부터 다채로운
인터뷰 - '다움' 심기용 운영위원 성소수자가 지워지지 않는 선명한 역사로 남을 때까지우리 주변의 차별이 사회적·구조적 문제임을 인식해야청년들은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갖고 있을까? 동시에, 소수자성을 지닌 청년들은 사회적으로 얼마나 조명되고 있을까? '다양성을 향한 지속가능한 움직임(이하 다움)'의 심기용 운영위원은 평면적으로 만들어진 이미지가 아니라, 보다 입체적이고 사실적인 청년의 얼굴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한다. 매 순간 사회적 변화의 분기점을 지나치며, 앞으로 나아가기를 촉구할 수 있는
물에서 불이 나온다? 술에 숨겨진 다채로운 이야기들 단점도 많지만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도시간 나면 술 한잔 할까? 쉽게 들을 수 있는 인사말이지만, 막상 우리 앞에 놓이는 술 한 잔에 담긴 이야기에 대해 고민할 기회는 많지 않다. 술의 어원부터 소주병에 담긴 비밀까지, 술 안에 녹아든 이야기를 살펴보자. 멀고도 가까운 그대, ‘술’은 어쩌다 술이 됐나술은 알코올 함량이 1도 이상으로 마시면 취할 수 있는 음료를 의미한다. 주원료는 에탄올 혹은 주정이라고도 불리는 알코올의 한 종류인 에틸알코올로 주로 곡물 등의 발효를 통해 제조된다.
올해 2월 이후, 9개월간 총 열두 편의 기사를 썼다. 이 취재후기가 실리는 지면에 함께 담길 특집 총론은 내 열세 번째 기사다. 나름대로 다양한 주제를 다뤘다고 생각하면서도 확신이 없다. 나는 2월의 내가 바랐던 만큼 우리 사회의 귀퉁이를, 구석진 모서리를 잘 돌아보고 다녔나? 기사를 쓰는 내내, 내가 생각하는 기사의 정의에 대해 고민한다. 정확한 사실과 적확한 언어. 수습일기에도 적었고 취재후기에도 또 적는다. 하나 더 있다. 소수자의 목소리.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모습의 소수자가 존재한다. 그들의 목소리를 지면에 담으려고 애쓸
장애인 이동권 확보를 위한 노력은 현재진행형사회 제도와 시민 인식의 발전이 발맞춰 함께 이뤄져야이동하다. ‘움직여 옮기다, 또는 움직여 자리를 바꾸다’는 뜻이다. 2001년 1월 22일, 오이도역에서 발생한 장애인 리프트 추락 사고 이후로 20년이 흘렀다. 매년 누군가는 안전히 움직이기 위해 거리로 나서지만, 버스와 지하철은 그 다음날에도 누군가의 불편함 위에서 똑같이 움직인다. 장애인 이동권 투쟁 20주년을 맞아, 이에 대한 사회적 담론을 살펴봤다.투쟁부터 입법까지 … 장애인 이동권이 걸어온 길장애인은 ‘'교통약자의이동편의
인터뷰 - 협동조합 '무의' 홍윤희 이사장이동권 보장을 위한 다양한 콘텐츠 제작에 힘써우리 사회의 장애 인식이 지금보다 폭넓게 발전하길 지하철에서 내려 계단을 오르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 다른 호선으로 갈아탄다. 흔한 ‘환승’ 방법이다. 그러나 당신이 휠체어 이용자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엘리베이터가 연결되지 않아 밖으로 나가서 다른 출입구를 이용해야 한다면? 1-1칸에서 내렸는데 휠체어로 이동 가능한 환승 통로가 8-3칸에 있다면 어떨까? 서울지하철 교통약자 환승지도를 만든 협동조합 ‘무의’의 홍윤희 이사장을
다채롭게 변화하는 언어의 여러 얼굴 폭넓은 사고를 바탕으로 풍부한 언어 사용 가능해한국어가 무엇으로 이뤄져 있는지 정의하기는 생각보다 어려울 때가 많다. 한글과 한문, 영어를 비롯한 다양한 언어가 한국의 언어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사용될 디지털 언어도 한국어라고 부를 수 있을까? 21세기는 수많은 언어가 공존하는 다(多)언어 시대다. 그 안에서 우리의 언어는 어떻게 변화하는지 살펴보자. 국어 교육, 무엇을 위해 존재하나 교육부는 2015년 교육과정 개정 고시에서 “국어 교육의 목적은 크게 우리의 공용어로서 국어 사용 능
난독증은 학습장애의 일환으로 다양한 영향 미쳐 사회적 낙인과 폄하 대신 인식 개선의 노력 필요“너 난독이니?” 글을 정확하게 읽지 못할 때,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고 다른 얘기를 할 때, 맥락에서 벗어난 담화가 이루어질 때. 우리 주변에서 농담처럼 쉽게 들을 수 있는 말이다. 과연 난독의 무게는 어느 정도일까?난독이 아니라 난독증입니다 난독증은 학습 장애 중에서도 읽기 장애에 해당하는 질환이다. 대한난독증협회는 난독증을 ‘단어와 철자의 인식‧해독에 문제가 있고 언어인지의 정확성과 유창성이 떨어지며 음운소의 인지가 부족한 상태’로 정의
광주의 기억은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공간에 기록된 역사는 우리 모두의 것 지난 7일부터 광주 옛 전남도청 별관 2층에서 노먼 소프 기증자료 특별전(이하 노먼 소프 특별전)이 열렸다. 외신기자 노먼 소프가 2020년에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하 5·18 민주화 운동) 40주년을 기념하며 필름을 기증해 이뤄진 이번 전시에서 도청 진압작전 직후의 희생자 사진 등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1980년 5월을 겪은 공간은 41년이 지난 지금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지난 14일, 기자는 5·18 민주화운동 41주년을 앞둔 광주로 향했다. 5
대마류 의약품 및 거점약국 도입 통해 환자의 권리 증진돼아프지 않을 권리를 위해 꾸준한 사회적 논의 이뤄져야당신의 약을 선택하세요! 누구든 손쉽게 필요한 약을 처방받을 수 있는 요즘, 그 누구보다도 높은 장벽을 넘어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의료용 대마초, 즉 대마류 의약품을 복용해야 하는 환자들이다. 아프지 않을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높인 이후 무엇이 달라졌을까? 대마류 의약품, 2년 동안 순항했나마약류 의약품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마약류관리법)에 의해 규제를 받는다. 마약성 진통제나 일부 향정신성의약품이 이에 해당
인터뷰 - 한국의료대마운동본부 강성석 대표대마오일 합법화 위해 노력하고 있어환자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 마련됐으면“저는 명왕성이 태양계의 일원이라고 배웠어요. 하지만 요즘은 교육과정이 바뀌어서 명왕성을 행성으로 보지 않는다면서요? 모든 사회적·학문적 논의는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하기 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마 역시 마찬가지예요.” 대마류 의약품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기 위해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온 한국의료대마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 강성석 대표를 운동본부 사무실에서 만났다. 한국의료대마운동본부에 대해 소개해달라.운동본부에서는 대마
자과캠 만남 - 유홍규(전기공학 73) 동문잘 놀던 청년에서 주변을 받쳐주는 리더로 시골에서 자라 서울에서 싹튼 삶, 월성에서 꽃피다“원자력발전소(이하 원전)가 자식이라기에는 너무 크죠.” 대우건설에서 오랜 기간 원자력 업무를 전담해온 유홍규(전기공학 73) 동문은 원전 건설에 대한 소감을 묻자 웃음을 보였다. 옛 대우건설 사옥 근처의 카페에서 월성 원전과 함께 걸어온 그의 인생 얘기를 들어봤다. 의사를 꿈꾸던 소년, 공대에 가다 “좀 유별난 학생이었죠.” 유 동문은 본인의 학창 시절을 돌아보며 답했다. 호두 산지로 유명한 천안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