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은 ‘힙합 르네상스’라 불릴 정도로 힙합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색깔 없는 랩이 음원차트를 점령한 오늘, 오직 한글로 된 가사로 우리나라의 서정성을 담기 위해 노력하는 힙합 듀오가 있다. 바로 한국 힙합 1세대이자 마니아들 사이에서 전설이라 불리는 ‘가리온’이다. 작년 겨울, 콘서트 준비로 바쁜 그들을 망원동 피브로 사운드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힙합에 대해 얘기할 때 언더그라운드가 빠질 수 없는데, 언더그라운드 힙합이란 무엇인가.나찰 : ‘언더그라운드’는 어떠한 사람의 의견도 반영하지 않은 상태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익살스러운 표정의 피에로가 외발자전거를 타고 등장할 것만 같은 ‘마임’. 모든 연기의 기본이 됨에도 생소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몸짓만으로 연기하는 마임에 사람들은 ‘답답하지 않을까’하는 의문을 던진다. 1987년부터 줄곧 ‘비주류’ 마임이라는 한 우물만 파온 사람이 있다. 지난 5일 저녁 국립극장, 진주에서 막 올라온 마임이스트 고재경을 만났다. 27년간 해온 ‘마임’이라는 것은 무엇인가.마임은 대상물의 특성이나 성격 등을 모방하는 것이다. 그대로 대상을 따라하는 것이 아니고 본질을 왜곡시키지 않는 선에서 공연자의 관점이
배공민 기자(이하 배): ‘10초 완성 10원 초상화’는 어떤 의미인가요?장재민 작가(이하 장): ‘누구나 작품을 가질 수 있다.’라는 패러 다임의 전환이 이 프로젝트의 목적입니다. 10원 초상화는 말 그대로 10원을 받고 10초 만에 완성해주는 초상화예요. 싼 가격으로 보다 많은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었어요. 제가 그릴 때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과 최소 금액이 10초와 10원이더라고요. 물질문명에서 희소성 있는 예술은 비싼 값에 팔리고 있어요. 하지만 희소성과 무관하게 많은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것 또한 예술이에요. 이 작업을
송윤재 기자(이하 송) ‘최규석’이라는 세 글자가 웹툰에 등장하자 많은 독자들이 열광했다. 웹툰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그중에서도 ‘네이버’를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최규석 작가(이하 최) 젊은 사람들이 많이 보길 바라는 마음에 웹툰을 시작했다. 웹툰 안에서 ‘네이버’와 ‘다음’ 사이에 진영이 갈라지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내 만화가 ‘네이버스럽지 않다’는 편견을 깨고 싶었다. 4주에 4화를 그리는데 12시간씩 책상에 앉아 있으려니 힘들다. 1년간 제대로 쉬지 못할 것을 생각하니 부담스럽기도 하다. 송 트위터를 보면 웹툰에 대한
가까이 있어서 소중한 것. 그러나 너무나 평범한 일상 속에 있어서 소중함을 잘 모르는 것. 이제 그런 것들을 좀 더 아끼고 지켜나가야 할 것입니다.- 2002. 조주상의 '디자인 솜씨' 중에서배공민 기자(이하 배): 원래 직업은 디자이너였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애니메이션을 만들게 되신 건가요?조주상 감독(이하 조): 웹디자인을 10년 했는데 재미가 없었어요. 디자인 아이디어가 아니라 엉뚱한 생각이 계속 났어요. 그걸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하던 참에 ‘서울여성 디지털 디자인 공모전’이 눈에 팍 들어온 거죠. 마감이 일
조수민 기자(이하 조) 언제부터 미술을 시작하게 되셨나요.공성훈 작가(이하 공)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어요. 당시에는 미술 학원이 많지 않아서 혼자 그림을 그리곤 했죠. 그러다 중학교 때 미술반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했어요. 매일 한 장의 그림을 그리며 그때부터 진로를 미술로 정하게됐죠.조 활동 초기에는 회화가 아닌 기계를 이용한 작업과 설치 미술을 주로 하셨다고 하는데, 어떤 작업이었나요.공 제가 전자공학도 공부하기는 했지만, 고난도 기술을 이용한 적은 거의 없어요. 꼭 어려운 기술이어야만 의미 있는 것
양반가 자제가 어느 날 장에서 별신굿을 구경하다 아름다운 무녀에게 첫 눈에 반해 버린다. 그의 이름은 김천득, 김해 김씨 삼현공파의 4대 독자는 그렇게 동해안 별신굿 세습무가의 첫 화랭이가 됐다. 그리고 어느새 100 여년이 지나고, 동해안 별신굿의 마지막 화랭이 김정희가 태어났다. 희미해져가는 동해안 별신굿 전통의 새로운 부활을 꿈꾸는 그를 만나봤다. 김태훈 기자(이하 김) 화랭이란 무엇인가?김정희 화랭이(이하 김) 화랭이는 세습무가의 남자무당을 칭하는 말이다. 화랭이는 굿판에서 연주나 소리를 하는 악사역할을 함과 동시에 마을과의
우리나라의 수많은 절에 그의 서각 작품이 있다. 2007년 복원한 금강산 신계사도 그의 작품이다. 대학 졸업 후 바로 서각계에 뛰어들어 지금은 대한민국 현판 서각 분야의 1인자가 된 정지완 서각가의 이야기다. 치열한 자기 수련뿐 아니라 서각을 알리기 위한 대중화 사업에도 힘쓰고 있는 그를 충남 보령의 작업장에서 만났다.조수민 기자(이하 조) 서각을 처음 시
“밥은 잘 챙겨 먹고 다니니?” 자취생활을 하는 기자가 부모님께 가장 자주 듣는 말이다. 비단 자취생만이 아니라 요즘 현대인들이 대부분 밥을 잘 챙겨 먹지 않는다. 먹어도 인스턴트 식품으로 대충 때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리에겐 영양소가 필요하다. 라면과 삼각김밥이 아닌 ‘채소와 과일’이 필요한 때다. 채소 소
향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지만 마치 우리에게는 아무 이야기도 없는 양, 국내 퍼퓸샵의 선반은 언제나 해외 유명 향수들로만 가득하다. 그러나 외국에서 수입해온 ‘이야기’로만 가득 찬 선반 틈에서 자기만의 향기를 풀어내는 사람이 있다. 국내 최초로 자체 브랜드 향수를 제작하는 퍼퓨머리 ‘퍼퓸라이퍼’의 대표, 이성
굽이굽이 펼쳐지는 긴긴 겨울밤, 머리맡에 명랑만화를 잔뜩 쌓아놓고 흐뭇해한 적이 있는가? 뜨뜻하게 데워놓은 장판 위에 배를 깔고, 손가락에 침 묻혀가며 만화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는 기쁨을 기억하는가? 낄낄거리며 귤이라도 까먹으면 금상첨화다. 이 기억 한 켠에는 아마도 윤승운 화백의 ?맹꽁이 서당?이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어린 시절 겨울밤의 지루함을 달래
이병록 기자(이하 이) : ‘잉여’라는 독특한 소재로 잡지를 만드셨습니다. 는 어떤 잡지인가요?최서윤 편집장(이하 최) : 제목에서 어느 정도 알 수 있듯이 사회에서 잉여라고 불리는 사람들을 위한 잡지입니다. 지난 2월에 창간해서 11월 호까지 총 여덟 번 발행됐는데요. 는 현재 교양지로 분류돼 있습니다. 제 잡지에는 잉여스러운 이야기와 웃긴 ‘짤방’이 많습니다. 제게 글을 투고해주시는 분들은 모두 ‘잉여력’ 이 넘치기 때문에 지루한 이야기는 별로 없어요. 하지만 전문성을 띤 글들도 많이 있어요. ‘북한의 잉여